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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진료 파행… "환자가 무슨 죄"

입력 : 2013-10-23 20:15:14 수정 : 2013-10-23 22: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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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6년 만에 총파업 돌입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집단 이익 관철을 위해 환자를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이 나온다.

노조측은 선택진료제 폐지 등에 대한 사측과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자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과 강남 건강검진센터, 위탁 운영하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3곳에서 이날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노조의 파업은 2007년 이후 6년 만이다. 파업으로 환자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곳곳에서 업무 차질을 빚었고, 일부에서는 외래환자들과 노조원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선택진료제 폐지를 통한 의료공공성 강화 ▲월 임금총액 20만9000원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및 인력 충원 ▲적정 진료시간 확보 등을 놓고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이 같은 문제를 두고 지난 6월부터 46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모두 결렬됐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1500여명 중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배치된 최소 필수인력을 제외한 350∼400여명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에 들어가도 사측에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하자고 제안한 상태이며 사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최근 5년간 실질적으로 수백억원의 흑자를 내면서도 경영 악화를 핑계로 인건비를 무리하게 감축하고 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흑자가 수백억원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왜곡된 것으로 실제로는 적자상태”라고 반박했다.

파업에 응급환자를 돌보는 필수 인력은 제외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근무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외래진료 환자 접수, 환자식사 배달 등과 같은 기본 업무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가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기 전부터 병원 진료예약 콜센터는 전화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업무가 파행을 빚었다.

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남편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이부덕(70)씨는 “아침 뉴스를 보고 파업 사실을 알았다”면서 “사전에 연락이 없었고, 앞으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이씨는 노조원들이 확성기 등을 사용해 집회를 이어가자 “조용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환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입원 중인 조카를 면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여혜숙(81·여)씨는 “노사가 빨리 합의해 환자 치료에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와 노조원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파업이 장기화하고 노조원의 파업 가담이 늘어나면 입원 환자와 외래 방문객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병원측은 인력이 추가로 빠져나갈 것에 대비해 부서별 대체인력 투입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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