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가운데 두고 새누리당의 공격과 민주당의 엄호가 반복되는 양상이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종일 공방이 이어졌다.
국감 초반부터 기선잡기와 상대방 ‘기’를 꺾는 발언이 튀어나왔다. 민주당 소속인 주승용 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박 시장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곧장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국감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제지했다.
국정감사 시작 전 자료 요청을 두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발단은 민주당의 서울광장 천막농성이었다.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과 이장우 의원은 민주당의 농성을 서울광장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벌금’ 부과 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법을 어겼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였다. 새누리당의 지속적인 자료 요구에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새누리당이) 야당 때 연례행사로 하던 것”이라며 2004년 3월 당시 한나라당(옛 새누리당)의 여의천막당사 설치와 관련 ‘과태료’ 자료를 요구하며 반격했다.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을 놓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옛날 수서택지개발 비리사건의 축소판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서울시의 일부 환지방식 개발을 비판하고 국정조사를 요청했다. 민주당 신장용 의원이 구룡마을 개발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시에서 요청하는 게 모양새가 좋겠다”고 하자 박 시장은 “저희가 하겠다”며 감사원 감사를 받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시가 올해 보조금을 지급한 비영리 민간단체 142곳 가운데 진보 성향을 띠는 단체 42곳에 6억원가량을 지급했지만, 보수 성향의 단체에는 11곳에 1억3000원을 지급해 편향적 지원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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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국감과 상관없이 지방선거를 의식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장우 의원은 “안철수·박원순의 정체라는 책을 탐독해보라”며 “박원순 캠프 핵심에 포진한 김일성 주의자와 종북 인사를 알 수 있다”며 공격하자 박 시장은 “제가 낸 좋은 책도 봐달라”고 응수했다. 조현룡 의원은 “시민운동가 박원순씨를 존경했는데 시장이 되고 나서는 어떠냐”고 물었으며,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에서 자식이 없어 먼 친척뻘 양자를 내세웠는데 시장의 정체성이 뭔가”라고 말해 민주당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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