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급조된 그룹, 우리 셋이 함께 나올 줄 몰랐지?
사실 허니지는 ‘슈퍼스타K4’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팀이다. 이승철의 권유로 허니브라운의 권태현(30)과 배재현(26), 팻듀오의 박지용(29)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허니지는 단순한 콜라보레이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조합의 탄생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디션 무대를 통해 실력파 뮤지션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허니지의 가요계 데뷔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배재현은 “‘슈퍼스타K4’ 탈락 후 허니지의 해체 수순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고 회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허니지는 ‘슈퍼스타K4’가 끝나면 흩어질 거야’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저희도 허니지가 ‘갑자기' 만들어진’, 급조된 그룹이라는 점을 인정하니까요. 그런데 우리 셋은 참 잘 맞아요. 우리끼리 이렇게 잘 맞고 함께하는 것이 즐거우니 쭉 함께 가자고 입을 모았죠.”(배재현)
이후 세 사람은 허니지라는 이름으로 그룹 버스커버스커가 소속된 청춘뮤직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8월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허니지는 신인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10개의 트랙을 꽉 채운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슈퍼스타K4’에서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젠 우리만의 노래가 있어서 정말 좋아요. 이 엄청난 변화를 생각하면 벅찰 때도 있죠. 10곡으로 구성된 정규 앨범을 낸 덕분에 부를 노래도 많아졌고요.(웃음) 어디서 허니지를 불러주실 때마다 ‘오늘은 어떤 곡을 부를까’, ‘이 노래 괜찮다’ 등 선곡하는 과정도 즐겁습니다.”(박지용)

# 서울 남자+부산 남자+미국에서 온 자=허니지
허니브라운 소속으로 ‘슈퍼스타K4’에 첫 발을 디뎠던 권태현과 배재현은 서울 홍대의 한 클럽에서 만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권태현과 부산 출신의 배재현은 현재 아이돌그룹 블락비 멤버로 활약 중인 태일과 함께 브라운시티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바 있다.
군대에서 앞니를 잃은 권태현은 ‘슈퍼스타K4’ 때부터 현재까지 계속 앞니가 없는 상태다. 배재현은 “권태현 형의 앞니 빠진 모습을 처음 보고 한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제는 ‘이가 하나 없었지’라고 생각하는 정도지만 초반에는 곤혹스러울 정도로 웃음이 났다”고 했다.
“앞니가 없이 살아도 불편한 게 별로 없어요. 적응이 된 탓인지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요. 오히려 치열이 꽉 차있으면 더 어색할 것 같아요.(이때 배재현은 “안돼. 형도 앞니 두 개를 다 갖고 살아야지”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차차 해 넣으려고 합니다. 2집 때 이미지 변신을 위해 할 수도 있겠죠.”(권태현)
“허니지에서 인터뷰와 개그를 담당하고 있다”는 배재현은 팀에서는 막내지만 집에서는 장남이다. 그래서 귀여운 행동으로 형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진지한 자세로 팀의 분위기를 이끈다. ‘슈퍼스타K4’ 출연 당시 ‘꼭 우승해야하는 이유’를 효도라고 밝혔던 배재현은 “허니지가 잘 돼야 하는 이유도 역시 효도”라고 강조했다.
“어머니가 아직 미용 일을 하고 계세요. 그런데 요즘 팔도 아프고 힘들어 하셔서 이젠 편히 모시고 싶어요. 남동생은 저보다 7살이 어려서 아직 학생이니까 제가 솔선수범해야죠. 허니지로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배재현)
팀의 연장자인 박지용은 2011년 팻듀오라는 이름으로 ‘슈퍼스타K3’에 출전했었다. 당시 가사를 잊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로 생방송 진출에 실패했던 박지용은 일명 ‘오디션 재수생’으로서 ‘슈퍼스타K4’에 재도전했고 허니지 멤버로 TOP10 진출에 성공했다.
“‘슈퍼스타K3’가 방송될 때 저는 군대에 있었어요. 그때 TV에서 박지용 형을 처음 봤는데 굉장하다고 생각했죠. 본선 진출은 물론 우승도 가능한 재목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사 실수로 갑자기 탈락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지용이 형은 우리를 만나려고 일부러 가사를 잊어버렸던 것 같아요.(웃음)”(배재현)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박지용은 손가락 부상으로 피아니스트 꿈을 접었다. 이후 음악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해온 박지용은 “결국 좋아하는 것을 하자고 생각해 미국에서 진행된 ‘슈퍼스타K’ 예선에 참가해 한국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땐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한국에 왔어요. 집에서 제가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눈치가 있었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쭉 숨기고 있다가 생방송을 시작할 때 말씀을 드렸어요.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가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홍보까지 하려고 하시던데요.(웃음)”(박지용)

# 음악적 취향은 같아도 이상형은 다르다니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팀으로 출발했던 세 사람이 뭉쳤지만 허니지는 기묘하게도 멤버들의 코드가 잘 맞는다. ‘슈퍼스타K’ 제작진은 허니지의 팀워크에 대해 “세 사람은 고향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급조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친밀감과 음악적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승철은 허니지의 무대에 대해 “사람을 흥분시키는 매력이 있다. 허니지를 만들어준 이유는 바로 그런 무대가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허니지의 매력을 평가했다. 이처럼 재기발랄함을 바탕으로 알앤비(R&B)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는 세 사람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가창력을 갖고 있다. 허니지에 메인 보컬이라는 위치가 없는 것도 고루 가창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권태현은 “그래서 무대 위 중앙 자리를 정할 때 가위바위보를 한다”고 고백했다.
“정해진 메인 보컬이 없으니까 딱히 가운데 서야 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게다가 저희는 중앙에 서는 것을 모두 꺼려서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을 가운데 세워요. 인터뷰 사진을 촬영할 때도 그랬는데 오늘은 권태현 형이 져서 가운데 섰어요.(웃음) 무대를 앞두고는 박지용 형이 자주 지는 편이라 중앙에 서는 일이 많죠.”(배재현)
“그래도 이상형은 완전히 다르다”는 허니지는 “이성과 관련된 문제로 싸울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아 천만다행이다”며 입을 모았다.
“권태현 형은 걸그룹 미쓰이에의 수지 선배를 좋아해요. 최근 수지 선배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 무척 침울해 했을 정도라니까요. 다행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요.(웃음) 박지용 형은 배우 이유비처럼 아담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저는 이번에 컴백한 아이유 선배가 이상형입니다.”(배재현)
허니지는 10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허니지 비긴즈’(HoneyG Begins)’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허니지의 데뷔 앨범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허니지 멤버들은 “입소문을 노리고 소극장 공연을 택한 만큼 쉬지 말고 달리라는 소속사 측의 지시가 있었다”며 웃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으로서 단독 콘서트를 열게 돼 영광입니다. 허니지의 이번 콘서트는 ‘허니지도 있고 권태현, 박지용, 배재현도 있다’고 설명할 수 있어요. 허니지의 멤버별 솔로 무대는 ‘슈스케’에서도 선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사흘간의 콘서트를 마친 후에도 허니지의 활동은 쭉 이어질 겁니다.”
허니지의 목표는 ‘슈퍼스타K’의 시즌 선배며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버스커버스커처럼 대중의 깊은 사랑을 받는 노래를 부르는 그룹이 되는 것이다. 평소 버스커버스커를 롤모델로 꼽아온 허니지는 “버스커버스커의 에너지를 받아서 우리도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그룹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니지 프로필-
이름 : 권태현
출생 : 1984년 8월 19일/부산
신체 : 177cm/67kg
혈액형 : B형
가족 : 외동아들
별자리 : 사자자리
취미 : 게임, 영화보기
특기 : 게임, 운동
좋아하는 음식 : 치킨, 햄버거
이름 : 배재현
출생 : 1988년 12월 8일/서울
신체 : 173cm/57kg
혈액형 : RH- A형
가족 : 2남 중 첫째
별자리 : 사수자리
취미 : 영화보기
특기 : 축구, 족구
좋아하는 음식 : 한식
이름 : 박지용
출생 : 1985년 2월 1일/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실체 : 173cm/58kg
혈액형 : B형
가족 : 1남1녀 중 둘째
별자리 : 물병자리
취미 : 농구
특기 : 피아노 연주, 영어
좋아하는 음식 : 치킨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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