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5차전에서 선발 잭 그레인키의 7이닝 6피안타 2실점 역투 속에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홈런 2개 등 대포 4방을 뿜어내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6-4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만들며 대역전극의 불씨를 살린 다저스는 19일부터 세인트루이스의 홈인 부시스타디움에서 6, 7차전을 치르게 됐다.
워낙 변수가 많은 포스트시즌이지만 류현진의 마지막 경기 등판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다저스의 6차전 선발이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25)이기 때문. 커쇼는 정규리그에서 16승9패, 평균자책점 1.83을 거둔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0.47의 역투를 펼쳤다. 비록 NLCS 2차전에서는 패전을 안았으나 투구 내용(6이닝 2피안타 1실점)은 좋았다. 실점도 비자책점이었다.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커쇼가 2차전 패배로 구겨진 자존심을 용납할 리 없는 데다 5일간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이 마지막 7차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단숨에 미국 전역에 그 이름을 떨치며 최고의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다. 3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기 때문에 내친김에 NLCS 최우수선수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도 팀의 5차전 승리 직후 “오늘 지면 끝나기 때문에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다”면서 “7차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물론 3차전에 비해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면 끝이라 중압감은 3차전에 비해 훨씬 크다. 게다가 류현진이 강했던 홈이 아니라 원정이다.
3차전에서 7이닝 2실점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에 패퇴하며 자존심이 상한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도 이를 악물고 던질 게 틀림없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 역시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류현진을 상대할 것이다. 올 시즌 초반 꼴찌에 처져 있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다저스는 숱한 드라마를 써냈다. 이번에도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다저스 드라마의 주연으로 류현진이 우뚝 설 수 있을까. 대한민국 야구팬들의 시선이 부시스타디움으로 쏠리고 있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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