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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의 한 편의점을 찾은 여성 고객이 삼각김밥을 고르고 있다. |
편의점들이 직접 개발한 PB상품(자체 브랜드 상품)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깊어지는 불황 속 생필품 앞에서도 소비자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지만 PB상품에 대해서는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상품은 단순 ‘저가 상품’이 아닌 자체 제품력을 강화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확보한 것이 급성장의 이유다.
PB 스낵인 세븐일레븐의 ‘초코별’과 CU(씨유)의 ‘콘소메맛팝콘’은 스낵 부문 1위 상품인 농심 ‘새우깡’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PB 스낵인 세븐일레븐의 ‘초코별’과 CU(씨유)의 ‘콘소메맛팝콘’은 스낵 부문 1위 상품인 농심 ‘새우깡’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우유값의 도미노 인상 속에서도 PB흰우유 3종(1000㎖, 300㎖, 200㎖)의 가격을 동결했다. PB상품을 출시한 본연의 취지대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값싸고 좋은 품질은 누구나 선택하는 법. ‘CU우유’의 매출은 올 상반기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편의점 최저가로 출시한 ‘CU흰우유’(1000㎖, 2000원)는 매월 가파른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9월 말 현재 전체 우유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CU는 1000㎖ PB우유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연이어 ‘CU흰우유’(200㎖, 700원)와 ‘CU저지방우유’(300㎖, 1000원)를 출시했다. 두 상품 모두 100% 국내 원유를 사용한 1A급 우유로 동일 용량의 일반 상품보다 각각 100원, 200원 저렴하다. 생수 역시 가격파괴 상품이다. ‘CU미네랄워터중’(500㎖, 500원), ‘CU미네랄워터대’(2ℓ, 1000원)는 세계 3대 광천수인 속리산 천연암반수를 담은 생수로서 일반 생수에 대비 30∼40% 싼 제품이다. 삼다수와 비교하면 각각 350원, 550원 더 저렴하다.

가격은 알뜰하게, 맛은 감칠 나게, 양은 푸짐하게 만든 PB상품 ‘위대한 시리즈’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 상품인 ‘위대한 피자’는 지름이 18인치(약 45㎝)인 피자 한 판을 6등분한 크기로 가격은 1990원(220g)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조각피자(2500원, 210g)에 비해 500원가량 싸다. ‘위대한 치킨’(550g)도 인기다. 가격은 7900원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같은 중량의 훈제치킨에 비해 1000원, 치킨전문점의 훈제닭과는 무려 50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얼리지 않은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해 만든 상품으로 진공 포장돼 있어 위생적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훈제치킨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 만두 중 가장 큰 크기의 ‘위대한 만두’(1990원)와 ‘위대한 핫도그’(1600원), ‘위대한닭강정’ 등 총 9종의 위대한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밖에 해물짬뽕의 깊은 맛 뒤에 밀려오는 매운맛을 살려낸 ‘공화춘 아주매운짬뽕’과 기존 중국집 자장면보다 면의 중량을 28% 늘린 ‘공화춘 자장곱빼기’도 인기 상품이다.
◆세븐일레븐 ‘PB상품 내세워 물가 잡는다’
가장 많이 판매된 PB상품은 생수다. ‘PB깊은산속옹달샘물’(500㎖ 500원, 2ℓ 900원) 2종 매출이 전년 대비 51.7% 상승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생수는 맛이나 영양에서 상품 간 차별성이 크기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조사 상품보다 200∼300원 저렴한 PB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과 더불어 매출 증가율까지 높은 상품은 600원짜리 ‘PB와라아이스바’ 3종으로, 전년 대비 102.3%나 상승했다. 제조사 상품 보다 200원가량 저렴한 ‘PB꿀물’(180㎖)의 경우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NB상품을 넘어 꿀물 음료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 업체와 차별화한 PB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PB갈릭새우칩’과 ‘PB초코별’의 경우 전년 대비 2배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PB헛개수’(350㎖)도 작년 상반기에 5억원가량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보여 500㎖ 용량 상품도 출시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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