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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모자 상봉’ 이례적 허용

입력 : 2013-10-11 19:42:23 수정 : 2013-10-12 02: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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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씨 모친 中거쳐 평양 도착, 아들과 11개월 만에 만나
“건강상태 나빠보이지 않아”
北, 최근 美 인사 접촉 무위… 인도적 문제로 관심 유도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 어머니의 방북을 이례적으로 승인하며 미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배씨의 어머니 손명희(68)씨는 10일 오후 5시15분쯤 평양에 도착했으며 11일 북한에서 아들과 상봉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들을 만나기 위해 전날 평양에 온 손씨는 “오늘 아침 병원에서 아들을 만났다”며 “(아들의 상태가)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손씨는 베이징발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고 칼 올로프 안데르손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가 평양공항에서 손씨를 맞이했다. 손씨는 공항에서 조선신보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제가 (방북을) 신청했다. 다행스럽게 미국 정부가 허락해줬다”며 “북한에 5일간 체류하며 면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억류자 가족의 방북과 면담을 허용한 것은 극히 드문 일로, 11개월 동안 억류 중인 배씨의 가족 면담을 시켜준 것은 북·미 대화 재개를 모색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목적으로 보인다. 인도적 문제로 미국의 관심을 유도해 미국이 배씨 석방 문제를 놓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에서 전직 미국 관료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으나 미국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선 북측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거듭 요구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과거에도 북한은 미국인 억류 사건을 활용해 북·미 관계 개선을 시도한 적이 있다. 2009년 한국계와 중국계 미국인 여기자 2명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이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이들을 석방한 것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국면을 열어간 게 대표적 사례다. 같은 해 11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당시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이후 2010년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말론 곰즈에게도 8년의 노동교화형이 선고됐으나,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곰즈를 데리고 나왔다. 

손 맞잡은 母子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오른쪽)씨가 11일 입원 중인 평양의 한 병원에서 어머니 손명희씨를 만나고 있다. 손씨는 5일간 북한에 더 머무르며 몇차례 더 아들을 면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앞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8월 말 방북해 배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당국이 갑자기 한·미 연합군사연습 기간에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켰다는 이유로 초청을 철회했다.

전략폭격기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미 정부가 킹 특사의 방북에 앞서 배씨 석방과 북·미 대화, 6자회담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북측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배씨는 지난해 11월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올 4월 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북한 내 특별교화소(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다 지난 8월 건강이 악화돼 북한 내 외국인 전용병원인 평양친선병원에 입원했다.

김민서 기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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