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적자
“자금난 방치 땐 경제 타격” 호소 국내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세계 물동량 감소와 화물운임 하락, 유가 상승 등으로 고전하는탓이다. 업계는 해운업이 조선과 제철, 곡물 등 전후방 산업별 생산유발 효과가 크고, 한번 무너지면 재건이 어렵다며 국가의 긴급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지원 여부를 결정할 입장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현대상선도 2011년 4732억원, 2012년 5198억원, 2013년 상반기 1986억원 등 3년간 누적적자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실적 부진으로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2008년 156%에서 올해 1분기 775%로 치솟았고, 현대상선(190%→851%)과 SK해운(292%→827%)도 비슷한 양상이다. 국내 해운업계 순위 3· 4위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중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해운 운임지수가 상승하면서 해운업계가 바닥을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석탄과 철광석, 원유,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지수(BDI)는 2010년 2758에서 2011년 1549, 2012년 920으로 최저점을 보이다 올해 9월 말 1109로 올라섰다. 가전제품 등 완제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 지수(HRCI)도 2009년 366에서 올해 9월말 509로 상승했다.
하지만 BDI지수와 HRCI지수는 2008년 각각 6390과 1126 정도로 현재 수준보다 2∼6배나 높아 해운업계가 느끼는 체감도는 매우 낮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자금난을 방치하면 산업계는 물론 금융계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친다며 정부에 영구채 발행 지원과 해운보증기금 설립, 회사채 신속 인수제 등 조치를 취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아직 실효성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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