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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오로라공주' 서하준, 행운은 쉽게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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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14 10:31:54 수정 : 2013-11-04 10: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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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예나 지금이나 연예계에는 해마다 많은 신인들이 등장해 스타의 꿈을 키워간다. 그 중 상당수가 지금은 이름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떤 역을 했던 배우, ‘아~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 등으로 불리지만 언젠가는 ‘대세’로 떠오를 그 날을 고대하며 바닥을 다져가고 있다. 영화, 드라마, 가요, 뮤지컬 등에서 유망주나 기대주로 꼽히는 예비스타를 만나보는 기획시리즈를 매주 연재한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로 다가올 듯싶다. (편집자 주)


잘생긴 외모는 기본, 금융재벌의 외아들이라는 집안 배경에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애보까지 갖췄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연출 김정호 장준호)’ 속 설설희는 동화에나 존재할 법한 ‘백마 탄 왕자’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훈남 매니저’ 설희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서하준을 향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팬카페 회원 수가 급증했다는 서하준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우연히 찾아온 배우의 꿈

데뷔작(오로라 공주)에서 ‘서하준’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그는 분명 행운아다. 어릴 적 육상선수를 했을 만큼 스포츠에 능한 그는 뮤지컬 한 편으로 인해 배우로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 이후 모델과 배우로 활동할 기회를 잡았고, ‘오로라 공주’의 오디션 탈락을 덤덤히 받아들일 즈음 중간 투입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누구나 탐낼만한, 완벽한 캐릭터를 만났다. ‘우연’과 ‘행운’이 겹쳤지만 그가 연기를 갈망해온 날들을 떠올리면 그 기회를 요행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우연히 뮤지컬 ‘라이언킹’을 보고 매료됐어요. 막이 오른 이후 한 순간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죠. 공연을 마친 뒤 배우들이 부둥켜안고 감격하는 모습을 보고 그 기분이 어떤 건지 궁금했어요.”

서하준은 뮤지컬을 본 후 곧장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연기를 전공하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맥베드’ ‘줄리어드 시저’ 등 무대 경험도 쌓았다. 그러다 지난 겨울 생각하지도 않았던 모델로 활동할 기회가 찾아왔다. 서하준의 페이스북 사진을 보고 홍콩의 모델에이전시에서 연락을 해와 3개월간 모델 활동을 경험했다.

“모델은 외적으로 완벽하고 포스가 있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콩 에이전시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죠. 당연히 믿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유명 연예인을 거느린 에이전시더라고요. 당시 연기활동이 막혀있던 터라 경험이라도 쌓자는 마음으로 홍콩에 갔어요. 하지만 홍콩 활동 중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편찮아지셨어요. 고시원 같은 좁은 방에 누워 TV 화면 속 주인공을 따라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연기를 갈망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죠. 바로 홍콩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결심을 굳혔어요.”

서하준에게 3개월의 홍콩 생활은 힘겨웠지만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무대 연기만 했던 서하준은 렌즈에 비친 모습과 감춰진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다. 평생 인연으로 간직할만한 '사람'도 얻었다. 서하준은 당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해준 홍콩 관계자와 지금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작서 존재감…서하준을 알리다

서하준은 ‘오로라공주’에서 매니저 설희 역을 맡아 오로라(전소민 분)를 두고 황마마(오창석 분)와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결국 로라와 마마의 결혼으로 설희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설희의 두터운 팬층이 만들어졌다. 로라를 향한 설희의 세심하고 다정한 말투와 눈빛은 시청자의 마음을 녹였고, 설희의 출연 분량을 늘려달라는 시청자 반응이 빗발쳤다.

“서하준보다 설희 캐릭터의 매력이 컸겠죠. 설희가 여성들의 로망인 캐릭터잖아요. 부족함 없는 가정환경에서 바르게 자란 남자가 한 여자만 바라본다면 누가 싫어할 수 있겠어요. 설희는 남자가 봐도 멋진 남자예요.”

서하준을 발탁한 임성한 작가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단다. 서하준은 임 작가에 대해 “칭찬은 잘 하지 않은신다. 연기 지적을 주로 하신다”고 말했다. 임 작가의 ‘지적’은 데뷔작 치고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서하준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질책일 터.

“재벌이라는 배경이 나오지 않을 때 매니저 역할만 충실했어요. 그때 작가님이 매니저라는 직업 안에 재벌2세 설희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 주신 거죠.”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 환하게 웃는 설희를 보면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해진다. 정작 서하준은 웃는 연기가 힘들었단다. 주로 어둡고 무거운 역할로 무대에 섰던 서하준은 처음 맡아보는 밝은 역이 오히려 악역보다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설희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만족도는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그는 ‘설희의 삶에 완벽히 녹아들었을까’ ‘고급스런 옷만 걸치지 않았나’ 끊임없이 되물으며 자신을 다그친다. 그의 말투는 겸손했지만 연기를 향한 욕심과 열정이 묻어났다.
#성격 설희 닮아가…이상형은 ‘멋진 여자’

“평소 장난기가 많지만 자리에 따라 진중해지는 편이에요. 분위기 흐름을 잘 타려고 노력해요.” 서하준은 거의 매일 설희로 시청자와 만나는 동안 설희를 닮아간다. 그는 어느덧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설희의 모습에 다가가 있었다.

서하준은 “내 여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고 연애관을 들려줬다. 더불어 ‘예쁘고 섹시하거나 청순한 여자보다 멋있는 여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다.

“직업관이 투철한 여성에 끌려요. 자존심도 세고, 주관도 뚜렷하면 좋겠어요. 자기 일에는 프로페셔널하지만 연인이나 아내로 다가올 때는 누구보다 따스한 여자가 멋있더라고요. 배울 점 많은 여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이 차 많이 나는 연상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르 구애받지 않는 연기파 배우가 목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기보다 여러 삶을 살아보고 싶어요. 다음 작품에서 또다시 재벌2세 캐릭터를 맡더라도 분명 설희와는 차이가 있을 거예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 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설희와 반대지점의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새로운 삶이라면 어떤 역이든 고맙죠.”

서하준의 롤모델은 배우 하정우, 김윤석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이안 맥켈런이다.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캐릭터와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 관중을 압도하는 포스를 지닌 연기파 배우가 되는 것이 그의 연기 지향점이다.

“어떤 색(色)을 입혀도 잘 소화하는 배우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어떤 색이든 변질되지 않고 그 색만 보였으면 해요. 연기 잘한다는 평가보다 캐릭터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간 서하준의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소신과 진정성이 전해졌다. 다양한 얼굴이 잠재한 서하준에게서 새로운 얼굴을 보고픈 궁금증도 솟아났다. 서하준의 다른 얼굴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 꿈틀거릴까. 그의 다음 행보가 무척 궁금해진다.

-배우 서하준 프로필-

출생 : 1987.09.19.
신장 : 179cm
특기 : 수영, 축구, 볼링
취미 : 독서, 노래
데뷔 : 2008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주요활동 : 연극 '맥베드(2008)' '줄리어드 시저(2009)', 반위백 '24Billy' 뮤직비디오, 광고 'VITASOY' '삼성 캘럭시 탬 프린트' 'SONY' '피자헛' '시세이도' 'SK' 등 다수.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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