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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先비핵화’ 공세에 또 벼랑전술… 6자 재개 압박용

입력 : 2013-10-08 22:56:45 수정 : 2013-10-09 00: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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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 첫 공식 확인 파장 국정원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지닌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확인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8일 재가동 사실을 확인한 북한의 5㎿급 영변 원자로는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지난 3일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재가동 가능성을 제기한 곳이다. 우리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지난 4월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5㎿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의 북한 영변 원자로 재가동 확인 파장

영변 원자로는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6kg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이다. 국정원의 분석대로 북한이 이 원자로의 재가동에 착수했다면 이는 6자회담 재개를 놓고 한·미 양국을 상대로 벌이는 ‘대화와 압박’ 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 중국에서 열린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해 대화공세를 폈다. 최근에는 독일과 영국 등에서 전직 미 국무부 고위관리나 북핵 전문가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북·미대화 및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에게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북한의 대화 공세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한·미를 압박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 재가동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가는 것은 (6자 회담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봐야 한다”며 “핵능력을 강화시키는 행태를 통해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라는 점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 원장의 발언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38노스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 가능성 제기에 대해 “만일 사실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유엔 대변인도 그 다음날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영변 원자로 재가동의 확증을 잡았다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북한 제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안보리에 제시할 확증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언론의 확인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원이 대북 정보가 많기 때문에 그런 (재가동)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남 원장 발언만으로는 부족하며 앞으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가운데)이 8일 오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기다리고 있다.
남제현 기자
◆북한, 모든 부대에 작전동원태세 지시

북한군은 지난 5일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반발해 모든 부대에 작전동원태세를 지시했다. 이 또한 미국이 6자회담 등 북핵 협상에 적극 나서도록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7일 대변인 담화에서 “10월5일 조선인민군 각 군종·군단급 부대들에서는 최고사령부로부터 이미 비준된 작전계획들을 다시 점검하고 미·일 침략자들과 괴뢰들의 일거일동을 각성 있게 주시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작전에 진입할 수 있는 동원태세를 유지할 데 대한 긴급지시를 접수하였다”는 발표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전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한반도 정세에 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긴장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미·일은 8일부터 10일까지 남해상에서 조지워싱턴호 항모강습단과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해상훈련을 할 예정이었으나 태풍의 영향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용을 보면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난하지만 초점은 미국 쪽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진·김선영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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