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때문에' 40대男, 아내와 아들 살해 후…

카드빚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뒤 투신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A모(45)씨 자신이 살던 아파트 앞 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A씨 아파트에서는 아내(43)와 장남(17), 차남(14) 등 일가족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아내는 둔기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고, 두 아들은 각각 머리를 둔기로 맞은 뒤 스카프로 목 졸려 숨져 있었다.

경찰은 외부 침입흔적이 없고 둔기에 A씨 지문이 묻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일가족을 살해한 뒤 자신의 아파트 19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집에서 5000여만원에 달하는 카드빚 등 채무관계를 정리해 적어놓은 종이가 발견됐으며 A씨 휴대전화에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카드사의 ARS(자동응답시스템) 통화 기록이 있었다.

유족들은 'A씨가 학원에서 일했으며, 평소 가족과 사이가 좋았다'고 경찰에 전했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 관계자는 "채무관계 외에는 특별히 나오는 게 없다"라며 "정확한 것을 알기 위해 A씨의 재산관계와 금융거래 내역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