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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현혹 홈쇼핑 상술 '너무하네'

입력 : 2013-09-30 20:58:48 수정 : 2013-10-01 18: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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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 유도 방송에 수백만원 사은품까지 등장 주부 김남숙(49)씨는 올해 초 TV홈쇼핑에서 구입한 로봇청소기를 단 한 차례 쓰고는 베란다 한쪽에 처박아 놨다.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돌아다니며 말끔하게 청소를 해줄 것으로 믿었는데, 실상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TV홈쇼핑의 현란한 광고만 믿고 산 게 후회된다. 일손을 덜어줄 것이라 믿었던 로봇청소기가 애물단지가 됐다”고 분개했다.

TV홈쇼핑들의 ‘상술’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송사상 최초 최저가 찬스’ ‘방송 끝나기 전 마감’ 등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방송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제품 판매를 극대화 하기 위해 수억원대의 해외 명품 가방을 호객용으로 활용하는 곳까지 생겼다.

29일 오전 8시 CJ오쇼핑에서는 ‘휠라 1973 컬렉션’으로 명명된 방송이 한창이었다. 방송에서는 티셔츠(여성용) 한장에 8만9000원짜리 3장을 세트로 묶어 11만4000원에 판매했다. 티셔츠 한 장 값에 두 장을 얹어주는 혜택인데도 불구, 쇼호스트는 “사이즈가 매진되고 있습니다. 방송사상 최초 최저가 찬스 입니다”라며 구매를 유도했다. 쇼호스트는 더 나아가 250만원이 넘는 해외명품 가방을 들어보이며 추첨을 통해 사은품으로 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간 GS숍에서는 건강기능식품 ‘백수오궁’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왕년의 스타’를 앞세운 방송에서는 갱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인체시험에서 10가지 효능을 확인했다며 ‘백수오궁’의 구매를 권유했다. 홈쇼핑에선 보기 드물게 방청객까지 동원해 진행된 방송에서는 쇼호스트가 “대한민국 최초 여성건강 인증을 받았다. 올해만 총 20회 매진됐다. 홈쇼핑에서 재주문건수 1등이다” 등의 자랑을 해댔다. 그러면서 진행자는“예뻐지겠다”며 연거푸 제품을 먹었다.

채널을 돌린 롯데홈쇼핑에서는 냉장고 소개가 한창이었다. 이 홈쇼핑에서도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쇼호스트의 현란한 말솜씨가 압권이었다. 쇼호스트는 “방송이 끝나기전 매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모델은 마지막 (판매)방송 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화면에는 ‘용량별 매진 예상’ ‘수량확보 비상’ ‘전 상담원 통화중’ 등을 자막으로 내보내며 충동 욕구를 자극했다.

소비자시민의모임 관계자는 “TV홈쇼핑은 지상파 3사 방송 사이에 있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때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구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가 2007년 8월부터 TV홈쇼핑에서 시청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용어에 대해 심의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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