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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종 탄생에서 `정자간 경쟁' 역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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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9-30 11:08:25 수정 : 2013-09-30 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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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이 둘 이상의 수컷과 거의 동시에 교미하는 경우가 자연에는 흔히 있는데 이때 정자들이 난자와 결합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한 수컷의 정자가 선택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종이 태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보도했다.

미국 시러큐스 대학 과학자들은 `교미 후 성선택'이라고 불리는 이런 과정에서 수컷의 사정관과 암컷의 생식관에 급속히 수많은 진화적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과학자들 사이에 이런 변화는 새로운 생물학적 종이 탄생하는 `종 분화'의 중요한 일부일 것으로 예측되긴 했지만 암컷의 체내에서 정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기 어려웠고 각 개체의 정자를 구별하기도 어려워 수정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과 과정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컷의 사정관과 암컷의 생식관이 진화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혼종(混種) 교미 때 정자가 어떤 운명을 겪는지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추적하기 위해 어둠 속에서 각기 다른 색으로 빛나는 정자를 가진 근연종 과일파리들을 유전공학 기술로 만들어 내 혼종 교미 때 사정관-생식관 사이의 상호작용과 정자들의 경쟁을 관찰했다.

이들은 교미후 선택 과정에서 근연종 간의 표현형 분기(分岐)(유전적 조성과 환경의 영향)를 집중적으로 관찰한 결과 생식기관 격리와 그 원인 메커니즘의 패턴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진화 차원에서는 순식간에 불과한 약 26만년 전에 갈라져 나온 두 종의 과일파리 Drosophila simulans와 D.mauritiana를 사용, 각 종의 정자 머리를 붉거나 녹색의 형광색을 띠게 만들어 암컷의 몸속에서 정자들이 어떻게 경쟁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암컷이 원치 않는 정자를 생식관에서 강제로 배출하는 것도 관찰했다.

그 결과 이들은 한 암컷이 같은 종 및 근연종 수컷과 차례로 교미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더 잘 알 수 있었고 이미 진화한 사정관-생식관의 불일치를 근거로 결과도 예측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곧바로 알 수 있는 것은 교미 후 성선택이 사정관과 생식관 사이의 결정적인 불일치를 빠른 속도로 만들어 낼 수 있어 격리된 개체군이나 종 간의 유전자 이동을 제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암컷의 무차별적 교미와 교미 후 성선택이 너무도 일반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아 이것이 종분화의 흔한 원동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찰스 다윈의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1871) 이래 성선택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수컷들의 행동과 특정 교미 대상을 선택하는 암컷의 행동 특성을 밝혀내 교미 전 성선택에 관해 많은 것을 밝혀냈지만 교미 후 성선택 연구는 1970년대 이후에야 시작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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