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혜자인 이재용 부회장 SDS지분 11.26%로 2.45%P↑

삼성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 삼성SDS가 통신망 및 네트워크 구축 업체인 삼성SNS를 흡수한다. 합병은 11월13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거쳐 연내 마무리되고 합병 후 삼성SNS는 해산되며, 삼성SDS가 삼성SNS의 모든 지위를 승계하게 된다. 삼성SDS는 네트워크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인 삼성SNS와 합병한다고 27일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대 0.4624967로 삼성SNS 보통주(액면가 500원) 1주에 대해 삼성SDS 보통주(액면가 500원) 0.4624967주를 교부하는 방식이다. 합병가액은 삼성SDS 7만5220원, 삼성SNS 3만4789원으로 결정됐다. 두 회사는 “각 회사가 보유한 전문역량을 상호 활용하여 정보통신 및 IT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략사업을 해외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SNS는 통신망 구축, 기업네트워크 구축, 홈네트워크, 교통솔루션 사업 등을 해왔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S는 국내 중심의 사업구조를 해외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SDS는 삼성SNS의 통신인프라 설계 및 구축 역량을 활용해 중동과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교육·의료·공항 등 대규모 복합단지에 IT 솔루션을 구축·운영하는 스마트타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는 삼성 주장과는 달리, 외부에서는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 등을 겨냥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제일모직이 59년간 영위하던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긴 지 나흘 만에 나온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이 부회장이다. 삼성SDS가 이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진 삼성SNS를 합병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SDS 지분은 11.26%로 2.45%포인트 올라간다. 삼성전자의 지분율도 22.58%로 0.91%포인트 올라가지만 이 부회장의 상승과는 비교가 안 된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이 부회장 등 삼남매가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향후 기업분할을 통해 이 부회장과 이부진(43)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40) 제일모직 부사장 등에게 나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연말에 삼성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자녀들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분을 확보해 주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면서 “삼성그룹 계열사 간 사업 양도 및 합병도 이런 방향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비율이 72.5%에 달해 이번 합병으로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중동, 중국 등에서 병원과 학교 등에 IT를 접목하는 스마트타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통신망 구축 역량이 필요해 인수를 결정한 것일 뿐 일감몰아주기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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