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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임창용, 37세에 빅리거 꿈 이루다

입력 : 2013-09-05 20:02:49 수정 : 2013-09-05 20: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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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40인 로스터 포함
최고시속 160㎞ 뱀직구 주무기, 한·일서 최강 마무리로 군림
위기때마다 새로운 도전 나서… 한국선수로는 14번째 빅리거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도전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미스터 제로’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7·사진)이 빅리그로 승격됐다.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구단은 5일(한국시간) 임창용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선수 생활의 고비마다 무모해 보이는 모험을 주저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외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한 임창용의 ‘풍운아’ 기질이 마침내 빛을 발한 것이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한 그는 해태에서 4시즌, 삼성에서 9시즌을 뛰면서 104승66패168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국내 최정상의 사이드암 투수로 군림했다. 마무리 투수로는 네 차례 30세이브 이상을 거두며 세 차례 구원왕에 올랐다. 선발 투수로서도 최대 17승을 기록하는 등 어느 보직을 맡겨도 최고의 찬사를 받을 만한 활약을 펼쳤다. ‘창용불패’, ‘애니콜’ 등 팬들이 붙여준 별명에서 임창용이 상황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음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혹사당한 후유증이었을까. 2005년부터 성적이 뚝 떨어졌고, 팔꿈치 수술을 받아 2006년에는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듬해에도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를 두고 ‘한물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때쯤, 임창용은 돌연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비웃듯 일본에서 팔꿈치 건강을 되찾은 임창용은 최고시속 160km의 ‘뱀직구’를 앞세워 단숨에 일본 최고의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시즌 동안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며 128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2010년에는 1승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46을 찍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거듭해 ‘미스터 제로’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12년 부상 여파로 마무리 자리에서 밀려나 중간계투로 강등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야쿠르트와의 인연도 여기서 끝났다. 또다시 찾아온 선수 생명의 위기에서 임창용은 안정된 몸값이 보장된 일본 무대를 박차고 나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시카고 컵스와 스플릿계약(마이너리그와 빅리그의 연봉이 다른 계약)을 맺고 오랜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기로 한 것. 일본 진출 때와 마찬가지로 위기임을 인정하면서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을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임창용은 또다시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켰다. 마이너리그에서 착실히 재활에 매진한 임창용은 루키리그와 싱글A, 더블A, 트리플A를 거치며 꾸준히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더니 마침내 계약 첫해에 부상을 딛고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승격과 동시에 컵스의 최고령 투수가 된 임창용이 출전 기회를 잡는다면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14번째로 빅리그 무대에 서게 된다. 임창용도 주무기인 ‘뱀직구’로 빅리그의 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허리 통증 탓에 오는 7일로 예정됐던 신시내티전 등판이 미뤄졌다. 이에 따라 추신수(신시내티 레즈)와의 두 번째 맞대결도 무산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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