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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vs 월세…샅바싸움 '팽팽'

입력 : 2013-09-03 05:00:00 수정 : 2013-09-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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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매물은 계속 적체되는 반면, 전세 매물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거래돼

지난달 4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서 시민들이 전·월세 가격을 알아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1. 얼마 전 결혼한 직장인 A씨는 자신과 아내의 직장이 모두 서울 여의도 인근에 있지만 신혼집은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에 차렸다. 맞벌이 부부인데다 은행 대출을 받으면 회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파트나 주택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워낙 매물이 없는 데다 간혹 있는 매물은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 진입은 엄두도 못 낼 상황”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2. 전세금 9000만원에 세 들어 사는 B씨는 지난달 이사를 하려다가 포기하고 재계약을 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매달 25만원씩의 월세를 내라고 해서 이사를 하려고 했지만, 가진 돈으로 마땅한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결국 B씨는 똑같은 전셋집에 살면서도 이달부터 월세를 내는 형편이다.

이처럼 전세대란이 심화되며 힘 없는 세입자들을 대하는 집주인들 콧대가 높아지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세대란에 집주인들의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갑자기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고 전세자금대출동의서에 사인을 해주는 않는 등 세입자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세물건이 귀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자금대출동의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집주인과 전세수요자간 동상이몽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월세’시장에서는 빈집이 늘어도 ‘전세’시장에서는 거주할 집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수년째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집주인들은 전세주택을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반면, 세입자들은 전세주택만 찾고 있어서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내놓은 월세 매물은 쌓여가지만, 전세 매물은 대기 번호까지 받아 기다리는 등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값은 하락하는 반면, 전셋값은 연일 상한가를 경신하고 있다. 동부건설 제공

실제 전·월세 선호도는 수치로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변동률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은 전달 대비 -0.33%로, 2011년 2월 -0.37% 이후 29개월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 최대치를 찍었다.

하지만 전세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꺾일 줄을 모른다.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변동률은 0.13% 상승하며 지난해 8월 17일 이후 5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반전세 형태의 보증부월세가 급속도로 확산되곤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비싼 월세를 두고 임차인과 임대인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까지 나서서 당국의 전·월세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마자 금융권에 월세대출 상품이 곧 쏟아질 기세지만, 서민에게는 고금리로 인한 ‘그림의 떡’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압박에 쫓기는 ‘보여주기성 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월세대출 수요자의 상당수는 ‘저신용층’이어서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하기엔 버거운 실정이다.

강 팀장은 “월세대출은 신용대출과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은데, 저신용자가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결국 높은 금리를 떠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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