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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없는 병상’ 간호인력 확충 최대 관건

입력 : 2013-08-27 01:38:08 수정 : 2013-08-27 01: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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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간병비 급여화 추진 간병비는 연간 2조~3조원이 소요될 정도로 환자 가정에 큰 부담을 주는 의료비 상승 ‘주범’으로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와 함께 ‘3대 비급여’로 꼽혀왔다. 박근혜정부가 지난해 말 대선과정에서 4대 중증질환과 더불어 3대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를 공약했다가 연말로 미루면서 공약 파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환자와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 방침에 대해 “병원에서 제공해야 마땅한 간병 서비스를 그동안 환자 부담으로 떠넘겼던 것”이라면서 제도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재도 턱없이 부족한 간호인력을 2배 가까이 충원하는 것이 가능한지, 대도시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의 ‘보호자 없는 병상’에서 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일산병원 제공
보건복지부가 2010년 280개 의료기관(634개 병상) 입원환자 약 2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6.6%의 환자 가정이 간병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들 중 80%는 종일서비스로 월 평균 210만원의 간병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간병인 제도가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뿐이다. 간호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가 4.6명(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8.6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도 미국은 5명, 일본은 7명인데 우리나라는 평균 30명에 이른다. ‘보호자(간병인) 없는 병상’이 현실화하려면 간호인력 충원이 관건인 셈이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환자 수발까지 들려면 간호사 1명당 환자 7∼8명을 담당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려대 김현정 교수는 이를 전제로 할 경우 간호 인력 16만9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복지부가 지난 7월부터 전국 13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인 ‘보호자 없는 병상’이 초기부터 인력난으로 겉돌고 있는 것은 간호인력 충원 없이는 간병비 급여화가 연착륙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들 13개 병원의 전체 간호인력 충원율은 70%도 안 된다. 간호사는 애초 277명 채용을 목표로 했으나 177명만 뽑았고, 간호조무사도 목표 인원 165명 중 115명만 채용한 상태다. 지난 5월 사업자가 최종 선정된 후 4개월이 다 되도록 인력을 채우지 못해 대부분의 병원이 예정보다 늦게 ‘보호자 없는 병상’의 문을 열었고, 당초 계획보다 병상 수를 줄인 곳도 적지 않다. 청주의료원은 간호사 8명을 모집하려 했으나 2명밖에 뽑지 못해 아예 시작도 못했다.

대부분 환자들은 간병비 급여화가 시행되면 경제적 부담을 덜고 간호사의 세심한 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보호자 없는 병상’에서 만난 암환자 진희주(47)씨는 “간호사들이 5분마다 돌아다니며 신경써주니 안심이 되고, 보호자들이 없으니 조용해 밤에 잠도 더 잘 잔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도 관건이다. 조원준 민주당 보건의료 전문위원은 “‘보호자 없는 병상’이 현실화하려면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건강보험에서 국고 지원율을 장기적으로 25%까지 늘리고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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