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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뭇매

입력 : 2013-08-23 19:04:50 수정 : 2013-08-23 22: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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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개발 옹호” “반일주의자”
좌우진영 모두 원색적으로 비난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신작 ‘바람이 분다’가 일본 좌우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람이 분다’는 일본 전투기 개발자 호리코시 지로(堀越二郞)의 일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호리코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군수물자를 생산하던 기업 미쓰비시에서 전투기 ‘A6M 제로 파이터(제로센)’를 개발했다. 제로센은 진주만 공습과 ‘가미카제’로 불리는 자살공격에 동원된 전투기다.

일본 좌익은 ‘바람이 분다’가 모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한다.“하야오 감독의 이 작품이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침략전쟁에 쓰인 전투기를 개발한 사람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우익은 하야오 감독을 ‘배신자’, ‘반일주의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이 작품의 반전 메시지 탓이다. 가디언은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아베 신조 (安倍晉三) 총리가 이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야오 감독이 최근 잡지 ‘열풍’에 쓴 칼럼도 우익을 자극했다. 그는 칼럼에서 아베 총리의 개헌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일본 우경화가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나온 제국주의 열강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야오 감독이 좌우 모두로부터 공격받는 것은 그의 모호한 입장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하야오 감독은 최근 아사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전쟁은 거만하고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제로센과 조종사들은 2차 대전 당시 무서운 존재감을 보여줬다. 일본인들이 자랑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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