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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여름을 씻는 소리… 전북 장수 최고의 비경 덕산계곡

입력 : 2013-08-22 21:04:41 수정 : 2013-08-22 21: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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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 덜 타고 청정… 숲 어우러져 시원
저렴하게 승마 체험… 색다른 분위기 만끽
논개 사당·생가 있어 문화유적 답사도
전북 장수는 평균 해발고도가 450m에 육박한다. 전체 면적의 78%가 산악 지형으로, 특히 경남 함양·거창과 등을 맞댄 동쪽에는 1000m가 넘은 예닐곱 개의 고봉들이 남북으로 줄지어 서 있다.

산이 높고 골이 깊다 보니, 유난히 무더운 올여름에도 이곳에는 열대야가 없었다. 산 중턱의 숙소에서 밤에 창문을 열어 놓으니 선선한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 선풍기·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쾌적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던 게 얼마 만이던가. 장수는 무주, 진안과 함께 ‘무진장’으로 불리던 전라도의 대표적인 오지. 그중 여행지로 가장 덜 알려진 곳이 장수다. 그만큼 사람 손이 덜 타고 청정한 곳이 많이 남아 있다. 장수의 깨끗하고 멋진 계곡, 각종 문화유적과 승마장, 먹을거리들을 둘러봤다.

전북 장수 장안산의 방화동계곡은 상류의 덕산계곡으로 이어진다. 덕산계곡의 아랫용소는 장수 최고의 비경으로, 기암괴석 사이로 계곡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장안산의 방화동 캠핑장과 덕산계곡


무주와 인접한 장수 동북쪽에 남덕유산과 토옥동 계곡이 자리하고 있지만, 장수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계곡은 동남쪽에 자리한 장안산(1237m)의 방화동계곡과 덕산계곡이다.

장안산 기슭을 S자로 휘감아 내려오는 방화동계곡에는 가족휴양촌과 오토캠핑장이 잘 꾸며져 있다. 1988년 들어선 이곳의 오토캠피장은 캠핑 마니아들이 오토캠핑장의 효시로 여기며 오래전부터 즐겨 찾는 곳이다. 해발 500m가 넘는 계곡을 따라 차를 세울 수 있도록 구획이 잘 정리되어 있으며, 여러 형태의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방화동 가족휴양촌은 상류의 덕산계곡으로 이어진다. 덕산계곡 용소까지 이어지는 이 산길은 멋진 트레킹 코스다.

계곡을 따라 짙은 녹음이 드리운 보드라운 흙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바위 위에는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주차장에서 용소까지는 2.5㎞. 영화 ‘남부군’에서 이현상 휘하의 빨치산 부대가 1년 만에 처음으로 옷을 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이 용소다. 용소는 윗용소와 아랫용소가 있는데, 물놀이하기는 수심이 깊지 않은 윗용소가 적당하지만, 그윽한 풍광이나 서늘한 기분은 아랫용소가 훨씬 낫다.

어린아이들이 있다면 와룡 자연휴양림을 택하는 게 좋겠다. 계곡물로 조성한 수영장, 물썰매장을 갖추고 있다.

‘말레저문화특구’로 지정된 장수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
#숲길을 달릴 수 있는 승마 체험


장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승마 체험이다. 장수는 10여년 전부터 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들였고, 몇 해 전에는 ‘말레저문화특구’로 지정됐다. 장수에는 한국 마사고교가 문을 열었고, 경주마 육성 목장·국제규격의 승마장·두 곳의 승마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 인근 승마장에서는 30∼40분 승마체험을 하는 데 7만, 8만원이 드는데, 장수에서는 2만5000원이면 30분 동안 승마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전주, 광주는 물론 멀리 서울, 부산 등에서도 승마를 즐기러 온다는 게 장수군청의 설명이다. 높이 15m에 달하는 트로이 목마와 너른 잔디밭이 어우러진 승마체험장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 풍경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올 10월이면 말 크로스컨트리를 즐길 수 있는 10㎞의 승마 잔디 길도 완공된다. 좁은 승마장에서만 도는 게 아니라 말과 함께 서너 시간 숲길을 달리며 승마의 참맛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논개 사당인 의암사에 오르면 의암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논개 사당과 ‘한우랑사과축제’


장수는 임진왜란 때 경남 진주 촉석루에서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고향이기도 하다. 논개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주촌에는 생가와 동상이 조성돼 있고, 장수읍에는 논개의 영정을 모신 사당(의암사)이 자리하고 있다. 논개 사당인 의암사 바로 아래가 의암호인데, 논개 사당에 오르면 멋진 의암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의암호 주변 의암공원 일대에서는 내달 6일부터 사흘간 제7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www.jangsufestival.com)가 열린다. 주(朱)논개의 고향에서 사과와 한우라는 ‘레드 푸드(Red Food)’를 즐긴다는 콘셉트로, 세 가지 테마가 모두 붉은색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한우와 사과는 장수군이 집중 육성하는 특산품. 장수의 대표적인 사과 품종인 홍로는 9월 초부터 출하가 시작된다. 축제가 시작될 쯤이면 붉은 사과를 필두로 장수는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할 것이다.

장수=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
(지역번호:063)=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의 장수분기점을 거쳐 익산·포항고속도로의 장수나들목에서 빠져 나오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인 장수향교, 의롭게 죽은 관리의 충절을 기린 타루비(墮淚碑), 천연기념물 397호로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의암송도 볼거리다. 깔끔한 숙소로는 타코마 장수리조트(353-8200), 장수온천호텔(353-5555) 등이 있다. ‘송산가든’(353-5542)은 옻닭찜과 가시오가피닭찜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한우명품관’(352-8088)에서는 장수 한우를 저렴하게 사서 구워 먹을 수 있다. ‘먹으러회관’(353-2718)은 빠가사리 매운탕을 얼큰하게 끓여낸다. 장수군청 문화체육관광사업소 350-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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