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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안익고 대추 덜 달려"…폭염에 과수도 '헉헉'

입력 : 2013-08-20 08:50:54 수정 : 2013-08-20 08: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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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출량 확보 '발동동', 사과도 추석 대목 출하 비상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에서 7천여㎡의 포도농사를 짓는 최춘주(65)씨는 요즘 밭에 들어설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예년 같으면 이미 서너 차례 정도 수확했어야 할 포도가 제때 익지 않아 출하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무더위로 포도가 성장을 멈춘 채 익지 않는다"며 "알 크기가 작고, 당도도 예년보다 못해 작황이 극히 불량한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폭염으로 포도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주변 농가도 마찬가지다.

청산·청성 포도작목반의 김완수 회장은 "오는 23일 뉴질랜드에 포도 10t을 수출해야 하는 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나흘간 선적을 미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이 지역 포도는 해마다 광복절을 전후해 수확하기 시작한다.

다른 지역 포도보다 달고 향도 좋아 지난해부터는 뉴질랜드에 수출되는 등 인기가 높다.

그러나 올해는 수확이 1주일 가까이 더뎌지면서 수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의 유정용 팀장은 "포도를 비롯한 과수는 낮에 광합성으로 양분을 만들었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 열매에 저장하는 데, 요즘은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크지 않아 영양분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밤기온이 떨어져야 생육 장애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 대추도 개화기 냉해와 폭염 피해를 봐 결실률이 예년만 못하다.

이 지역은 1천200여 곳의 농가가 642㏊의 대추밭에서 한해 1천t이 넘는 대추를 생산하는 충북의 대추 주산지다.

그러나 올해는 개화기 궂은 날씨 속에 일조량이 부족했고, 연이어 몰아닥친 폭염으로 총채벌레 등 해충까지 들끓어 작황이 나쁘다.

보은군과 농업기술센터는 현지조사를 거쳐 올해 대추 생산량이 지난해의 60∼70%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충주 사과도 개화기 냉해에다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진정배 지도사는 "조생종인 '홍로'의 경우 이맘때면 어른 주먹만하게 자랐어야 하는데, 지금은 예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무더위가 더 이어진다면 추석 대목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과수피해를 줄이려면 땅이 너무 메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유지하고, 미세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햇볕을 차단하는 물안개를 만들거나 탄산칼슘 등을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수확을 앞당기기 위해 칼슘이나 질소질 비료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나무의 균형을 깨트려 오히려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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