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구관이 명관?…“여기서는 글쎄요”

입력 : 2013-08-18 05:00:00 수정 : 2013-08-18 05:00: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추락하는 1기 신도시엔 날개가 없다”…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며 신규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

경기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 아파트 단지 전경

대부분 20년이 지나 노후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인기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신도시에 속하지 않은 주변 신규아파트가 되레 주목받고 있다. 이는 1기 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중 신규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세가 최근 크게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인접 지역 신규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기 신도시는 학군이 좋고 교통여건 등 기반시설이 뛰어나 인접 지역보다 주택 시세가 20% 이상 비싼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촌신도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현재 1194만원 수준이지만, 2009년 입주한 의왕시 일대 신규아파트는 대부분 3.3㎡당 14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GS건설) 84㎡는 5억원 전후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같은 평형인 평촌 ‘초원대림’ 아파트는 4억원 밑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분당신도시도 시세가 많게는 절반 가까이 급락하면서 매매가격이 주변에 위치한 신규아파트에 밀리는 모습이다. 분당 장안타운 157㎡는 2008년까지 10억원을 웃돌았지만, 지난달엔 5억~5억5000만원으로 이른바 ‘반토막’이 났다.

반면 분당신도시 끄트머리의 성남시 도촌동에 2011년 입주한 휴먼시아 147㎡는 6억원은 줘야 살 수 있다.

산본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산본신도시 84㎡는 대부분 3억원 초반이지만, 2010년 입주한 군포시 ‘래미안하이어스’(삼성물산) 84㎡는 4억5000만~5억원 정도다.

이처럼 수도권 일대에서 인기 아파트의 세대교체가 나타나는 것은 1기 신도시 아파트가 노후화하면서 실거주에 불편한 점이 많은 데다, 교통환경이나 학군 프리미엄 등의 이점(메리트)도 예전처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기 신도시엔 주차시설이 부족하고 배관이 녹슬어 녹물이 나오는 입주 20년 이상의 아파트가 많다. 여기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이 불투명한 점도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인기를 위축시킨 또 다른 이유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신도시라면 오래된 아파트라도 웃돈이 붙어 주변 지역의 신규아파트보다 비싸게 거래됐지만 요즘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신도시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대신 살기 편한 신규아파트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시 ‘래미안하이어스’ 단지 전경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시가총액이 고점대비 28조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총 27만7019가구의 시가총액은 106조7713억원으로 조사됐다(올해 4월 2주차 기준). 이는 2007년 4월 2째주 135조178억원과 비교하면 28조2465억원 떨어진 수치다.

고점 대비 감소한 1기 신도시 중에서 중대형(전용 85㎡ 초과) 시가총액 하락 비중이 약 83%(23조3406억원)에 달할 정도로 컸다. 반면 중소형(전용 85㎡ 이하) 시가총액 하락 비중은 약 13%(4조9059억원)로 낮았다.

특히 분당 중대형 시가총액은 2007년 4월 당시 40조157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3조3347억원 감소한 26조8223억원으로 급락했다.

▲일산 중대형은 4조2852억원 감소한 8조7507억원 ▲평촌 중대형은 2조4500억원 감소한 5조7768억원 ▲산본 중대형은 1조6877억원 감소한 4조5758억원 ▲중동 중대형은 1조5831억원 감소한 5조5065억원이다.

중소형 시가총액 감소도 분당이 가장 컸다. 분당 중소형 시가총액은 2007년 4월에는 23조6524억원이었으나, 현재는 3조2086억원 감소한 20조4438억원으로 낮아졌다. 일산 중소형도 1조7836억원 감소한 11조150억원으로 1조원이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이와 관련,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이 위축된데다 1기 신도시 지역에 노후화 현상이 겹쳐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주택시장에서 신규아파트에 대한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민 ‘매력적인 미소’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