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쓰시의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9일 한국특파원단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의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전경. 이 시설이 이달 말 완공되면 도쿄전력과 일본원자력발전㈜ 소속 원전 5곳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 5000t을 50년 동안 보관하게 된다. ‘리사이클연료저장㈜’(RFS) 제공 |
폐연료봉은 전장 5.4m, 무게 120t의 용기인 캐스크(cask)에 담겨 보관된다. 각 캐스크에는 69개 정도의 폐연료봉이 담긴다. 이 중 뚜껑(40㎝)의 캐스크는 두께 25㎝로 제작돼 9m 높이에서 떨어져도 손상되지 않고 800도 불 속이나 200m 바닷속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RFS 측은 설명했다.
해발 16m에 세워진 건물에서 자연풍을 활용해 폐연료봉의 열과 방사능 수치를 낮추므로 지진 등 사고에 강하다. 벽도 1.5m두께의 콘크리트로 만들어 웬만한 사고에도 견딜 수 있다. 구보 마코토(久保誠) RFS 사장은 “원전 시설은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며 “이곳은 원전보다 안전하다고 판단돼 정부의 원자력 안전 ‘요주의 시설’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정지원 비전 제시도 시민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 폐연료봉 5000t이 시설에 가득 차면 정부 교부금과 자산세 등 연간 30억엔이 인구 6만명의 무쓰시에 들어온다. 시 재정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무쓰시 한 여성(31)은 “솔직히 시설 유치에 거부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무쓰시는 2016년이면 주요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상태가 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폐연료봉 중간저장시설·부지 확보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와 무관하게 한국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가 한·미 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재처리 기술 확보 및 활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는 “무쓰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검증 가능하고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재정지원으로 주민들도 만족하는 등 원전 시설 유치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무쓰=김용출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