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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 중간저장시설 무쓰…"벽 두께만 1.5m… 원전보다 안전"

입력 : 2013-08-11 18:16:26 수정 : 2013-08-11 22: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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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시치노헤토와다(七戶十和田)역에서 내려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달리자 혼슈(本州)의 최북단 시모키타(下北)반도에 위치한 무쓰시가 나타났다. 철조망이 설치된 높은 벽 2개를 통과하자 131m, 폭 62m, 높이 28m의 사용후 핵연료(폐연료봉) 중간저장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정면에는 경비원이 서 있었고 2겹의 벽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 시설의 공정률은 현재 99%다. 2000t 규모의 시설도 추가 건설된다.

무쓰시의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9일 한국특파원단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의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전경. 이 시설이 이달 말 완공되면 도쿄전력과 일본원자력발전㈜ 소속 원전 5곳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 5000t을 50년 동안 보관하게 된다. ‘리사이클연료저장㈜’(RFS) 제공
도쿄전력(80%)과 일본원자력발전(20%)이 30억엔(약 345억원)을 출자해 만든 ‘리사이클연료저장㈜’(RFS)의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다. 재처리를 앞둔 폐연료봉의 ‘대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도쿄전력의 원전이 전면 가동될 때 나오는 폐연료봉(연간 1000t) 대부분(800t)은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 재처리공장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한도를 넘는 초과분(약 200t)은 이곳에 저장된다. 연간 4회에 나눠 반입해 50년 동안 보관한다.

폐연료봉은 전장 5.4m, 무게 120t의 용기인 캐스크(cask)에 담겨 보관된다. 각 캐스크에는 69개 정도의 폐연료봉이 담긴다. 이 중 뚜껑(40㎝)의 캐스크는 두께 25㎝로 제작돼 9m 높이에서 떨어져도 손상되지 않고 800도 불 속이나 200m 바닷속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RFS 측은 설명했다.

해발 16m에 세워진 건물에서 자연풍을 활용해 폐연료봉의 열과 방사능 수치를 낮추므로 지진 등 사고에 강하다. 벽도 1.5m두께의 콘크리트로 만들어 웬만한 사고에도 견딜 수 있다. 구보 마코토(久保誠) RFS 사장은 “원전 시설은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며 “이곳은 원전보다 안전하다고 판단돼 정부의 원자력 안전 ‘요주의 시설’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쓰시가 이 시설을 유치한 데는 24년간 재임한 스기야마 마사시 전 시장 노력이 컸다. 그는 2000년 시설 입지가 공모되자 시의 재정재건을 목표로 유치에 나섰다. 5년 남짓 전문가회의와 시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동의를 구하는 한편 캐스크 실험현장 견학도 실시해 안전 우려를 불식했다.

재정지원 비전 제시도 시민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 폐연료봉 5000t이 시설에 가득 차면 정부 교부금과 자산세 등 연간 30억엔이 인구 6만명의 무쓰시에 들어온다. 시 재정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무쓰시 한 여성(31)은 “솔직히 시설 유치에 거부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무쓰시는 2016년이면 주요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상태가 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폐연료봉 중간저장시설·부지 확보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와 무관하게 한국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정부가 한·미 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재처리 기술 확보 및 활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는 “무쓰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검증 가능하고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재정지원으로 주민들도 만족하는 등 원전 시설 유치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무쓰=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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