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더위에 더 심해질 듯… 주민들 수돗물 불안감 커져
지자체·정수장 “고도의 정수 처리” 안전 우려 차단 나서 낙동강 중·하류 전역에 걸쳐 녹조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녹조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낙동강 물을 수돗물 원수로 쓰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조류경보는 엽록소인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이면서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0개 이상이면 발령된다. 지난주 조사에서 함안보를 비롯한 합천 창녕보, 달성보, 강정 고령보, 칠곡보에서 남조류 세포수가 ㎖당 5656∼1만8672개 검출됐다.
녹조 알갱이들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물속에 영양분이 풍부하고 온도가 높으면 잘 증식한다. 흐르는 물보다 정체된 물에서 녹조가 자주 발생한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돼 물이 정체되면서 녹조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4대강 사업이 진행중일 때는 흙탕물이라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사가 완료된 지난해 녹조가 창궐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문제는 더위가 계속되면 녹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녹조 현상이 아직은 미미한 금강과 영산강 하류에서도 녹조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 기온은 평년(24∼27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61∼129㎜)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녹조가 창궐하자 낙동강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수돗물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원이 고향인 회사원 최모(36)씨는 “정화시설에서 다 걸러질 것으로 믿지만, 부모님이 그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찜찜하다”고 말했다.
관련 지자체와 정수장 측은 “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치면서 독성·냄새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수돗물은 안전하다”며 불안감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다. 하루평균 22만∼23만t의 낙동강 물을 취수해 창원시민에게 수돗물로 공급하는 창원시 칠서정수장은 녹조경보 발령 이후 취수구에 조류 방지막을 설치하고 수중펌프 100대를 가동하고 있다. 조류 방지막은 녹조 알갱이를 걸러내고, 수중펌프는 물살을 일으켜 조류를 분산시킨다. 또 오존과 활성탄을 사용해 냄새를 제거하고 살균 등을 하는 고도정수처리에 이어 녹조 알갱이를 엉겨붙게 해 가라앉히는 폴리염화알루미늄(PAC) 사용도 늘리고 있다.
지난 1일 환경부가 실시한 낙동강 중·하류 정수장 9곳에 대한 수질검사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정수장 2곳의 원수에서 검출됐으나 농도가 0.2㎍/ℓ로 먹는물 권고기준(1㎍/ℓ)에 못 미쳤고, 정수 이후에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냄새물질인 지오스민과 2-MIB도 정수장 3곳에서 검출됐으나 2∼4ppt로 먹는물 권고기준(20ppt 이하)보다 낮았다.
정진섭 환경부 물환경정책국 수질관리과장은 “앞으로 항공감시와 수상순찰, 이동형 수질측정기기 등을 활용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면 댐·보·저수지의 방류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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