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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하나에 집안 분위기 확 사네

입력 : 2013-07-04 20:32:13 수정 : 2013-07-04 2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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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적합한 식물 인테리어법 조선시대 문인들은 텃밭에 각종 식물을 심고 이에 비춰 세상을 바라보았다. 조선 최고의 원예가로 불린 유박(1730∼1787)은 벼슬길을 버리고 평생 꽃을 키우며 살았다. 그에게 꽃은 벗이자 스승이었고, 세상이었다. 유박은 “기이하고 예스런 것을 취해 스승으로 삼고, 맑고 깨끗한 것은 벗으로 삼는다”라고 시문을 남겼다.

예부터 식물은 인간의 정신세계와 통했다. 조선 성리학자들은 선비의 정신을 사군자에 빗대 표현했고, 현대 시인들은 인간의 처지를 식물에 투영해 노래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육사 시인은 ‘파초’에서 식물을 동변상련의 대상으로 여겼다. 산과 들에 둘러싸여 살았던 우리 조상은 집안에도 화초를 들여 감상했다.

그러나 매캐한 도시 매연에 휩싸여 사는 현대인들의 집은 주변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콘크리트 건물 안에는 아스팔트 도로에 놓인 금속 자동차처럼 인공재료로 만든 사물이 빼곡하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식물을 들여놓고 키우기란 쉽지 않지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식물은 청량함을 주는 겉보기 효과뿐만 아니라 습도를 조절하고 세균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식물을 가까이 두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여름에 적합한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과 이를 이용한 ‘식물 인테리어’ 방법을 알아봤다.

◆보기 좋고 건강에도 좋은 수경 재배법

수경 재배는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으로 물재배 또는 물가꾸기로 불린다. 집안에서 손 쉽게 재배할 수 있으며 인테리어 기능을 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뿌리의 상태와 성장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 교육으로도 효과 만점이다.

튤립이나 수선화와 같은 구근류와 고구마·양파·콩나물·토란 등 채소류, 바이올렛·메리골드·제라늄 등 화초류, 행운목·아이비 등 관엽류는 모두 수경 재배가 가능하다.

수경 재배는 우선 편리하다. 식물을 물에 담가 키우기 때문에 흙 관리, 벌레 문제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증발량이 적어 물갈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릇 안에 자갈이나 숯을 넣어주면 자체적으로 항균작용을 한다.

수경 재배는 천연 가습기 역할도 한다. 건조한 날 공기 중에 수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함과 동시에 장마철 실내 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그 비결은 식물이 환경에 따라 습도를 조절하는 데 있다. 투명한 그릇을 이용하면 변화하는 물의 양을 확인하며 간편하게 실내 가습기로 이용할 수 있다.

수경 재배는 인테리어로도 효과 만점이다. 화분처럼 배수구가 필요 없어 얼마든지 다양한 용기에 담아 디자인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리로 된 용기를 색색의 끈으로 감아 걸면 청량감 넘치는 장식품이 된다. 용기는 음료수 병이나 각종 소스통 등 생활 용품을 재활용할 수 있다. 물속에 ‘워터 젤리’를 넣으면 시원해 보이는 여름철 장식용품이 완성된다. ‘워터 젤리’는 동네 꽃집이나 꽃시장에서 판매한다.

식물을 물속에서 키우는 수경 재배를 이용하면 공기정화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까사스쿨 제공
◆집에서 키우기 쉬운 기능성 식물

식물에는 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것들이 있다. 식물의 유해물질 분해 능력은 대체로 잎의 크기에 비례한다. 잎이 두껍고 큰 관엽식물은 다른 식물에 비해 정화기능이 뛰어나다. 관엽식물은 냄새 제거, 전자파 차단 등 효과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온도나 습도, 햇볕에 민감하지 않아 쉽게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엽식물이라고 하면 고무나무나 행운목 등 부피가 큰 식물을 주로 떠올리지만 수경 재배를 이용하면 작고 아담하게 키울 수 있다. 수경 재배하는 아이비를 장식장이나 찬장 위에 올려놓으면 줄기가 아래로 늘어지면서 멋을 낸다. 스파티 필름은 실내에서 키워도 꽃을 피운다.

수경 재배할 때는 물에 넣어두는 것만으로 청량감을 줄 수 있지만 계절 재료를 첨가하면 독특한 멋이 연출된다. 꽃은 사계절 잘 어울리고 여름에는 과일이 제격이다. 물속에 과일을 넣으면 새콤달콤한 느낌이 실내에 퍼진다. 노란색 꽃과 레몬, 파란색 꽃과 블루베리, 빨간색 꽃과 토마토 등 취향에 따라 섞으면 된다.

공간에 따라 적합한 관엽식물도 있다. 음식 냄새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스킨답서드와 라벤더를 주방에 놓으면 탈취제로 활용할 수 있고,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관음죽은 화장실에서 제 기능을 톡톡히 발휘한다. 음이온을 방출하는 팔손이와 산세베리아는 자녀의 공부방이나 서재에 두면 머리를 맑게 해준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관엽식물에는

개운죽=행운의 대나무로 불리는 개운죽은 물에 꽂아놓기만 하면 쑥쑥 자란다. 수경 재배로 키우면 물주는 시기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그늘에 두면 알아서 잘 자란다. 줄기에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주변환경에 따라 습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마리안느=추위에 약한 마리안느는 겨울보다 여름철에 잘 자란다. 통풍이 잘 되는 창가에 놓고 수경 재배하면 쉽게 키울 수 있다. 흰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이파리가 싱그러운 느낌을 주며 인테리어에도 효과적이다.

드라세나=행운목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드라세나는 30∼50㎝ 정도의 길쭉한 잎으로 광합성을 하며 피톤치드를 방출해 공부방이나 서재에 두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직사광선에 약하므로 햇빛이 덜 드는 반그늘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크로톤=햇빛을 좋아하는 식물로 15도 이상의 온도에서 키워야 하기에 여름용으로 적합하다. 잎이 큰 관엽식물인 만큼 분무기로 가끔 물을 분사해 줘야 한다. 실내 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나고 전자파 차단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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