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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기회도 안주고 전학 열흘도 안돼 또 전학”

입력 : 2013-06-04 01:32:51 수정 : 2013-06-04 0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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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낙인’ 中2학생 중학교 2학년인 이영우(가명)군은 4월 첫 2주 동안 학교를 두 번 옮겼다. 전북 익산의 A중학교에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이군이 친구를 일방적으로 때린 것이 발단이 됐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이군을 전학 보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고, 이군은 출석정지 열흘에 이어 4월 첫째주 B중학교로 강제전학됐다.

전학 간 지 나흘째 되던 날, 이군은 담배를 피워 학교 강당에서 벌을 받았다. 무릎을 꿇고 벌을 받고 있는 이군에게 담임교사는 “네가 이 학교에 온다고 했을 때 선생님들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문제를 일으키면 전학 보내겠다’는 조건을 달고 너를 받은 것이니 각오하고 있어라”라고 경고했다. ‘설마’ 했지만 B중학교는 전학온 지 열흘도 안 된 이군에게 전학 통보를 내렸다. 4월 둘째 주의 일이다.

이군은 3일 통화에서 당시 기분을 묻는 질문에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한 듯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러다 “왜 전학까지 보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첫 번째 학교(A중)에서도 출석정지 기간에 상담 같은 것을 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첫날 왜 때렸는지 몇 가지 묻고는 그게 끝이었어요. 그 후 하루 종일 상담실에 앉아 있었어요. 다음날부터는 학교를 아예 안 나갔어요. 그런데 학교(B중)에서 제 얘기는 듣지도 않고 ‘너 다른 학교 가’라고 하니까 슬프다고 해야 되나, 놀랐다고 해야 되나 그렇더라고요.”

두 번의 ‘문제아’ 딱지를 단 이군은 일반학교 대신 정읍에 있는 대안학교인 전북동화중학교로 왔다. 국내 첫 공립 대안학교다. 이군은 새 학교에는 학교생활부가 없어 좋다고 했다. 동화중은 학생의 잘못을 추궁하는 대신 평소에 학생에게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학생부를 만들지 않았다.

이군은 “첫 학교에서 1·2학년 담임 선생님 두 분은 제가 강제 전학되지 않도록 징계위에서 애써 주신 걸로 안다”며 “두 분께 미처 감사 인사를 못 드린 게 제일 아쉽다”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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