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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엄친아·이태백·헬리콥터맘… 시대상 반영한 신조어도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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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16 17:19:25 수정 : 2013-05-16 17: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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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 경제위기로 부모 의존
‘키퍼스’ ‘마마호텔’ ‘탕기’ 등장
1990년대만 해도 ‘엄친아’(엄마친구 아들), ‘엄친딸’(엄마친구 딸)이라는 신조어가 잘난 자식의 표상으로 유행했다.

한 번도 얼굴은 못 봤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엄마친구의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키까지 크고 잘생기기까지 했다.

2000년 이후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장미족(장시간 미취업자),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될 가능성이 보인다)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그 흔하던 엄친아 얘기도 잠잠해졌다.

나이가 서른인데 독립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집으로 여자친구까지 데려와 데이트를 즐기는 아들과 그를 내보내려는 부모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프랑스 영화 ‘탕기’(2001년 작).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유럽에서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크게 늘고 있다.
그리고 이태백들이 혼자 살아갈 능력이 안돼 부모에게 얹혀산다는 의미로 캥거루족, 부모라는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 자라족 등이 부상했다.

자립심이 떨어져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헬리콥터맘도 뜨기 시작했다. 헬리콥터맘은 다 큰 자녀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빙빙 돌면서 학업과 취업은 물론 결혼 후에도 일일이 간섭하는 극성스러운 모성을 빗댄 신조어다. 가계도를 따지면 마마보이, 마마걸의 모친쯤 될 듯하다.

헬리콥터 부모가 지나치면 폭격기 부모가 된다고도 한다. 대학 캠퍼스까지 찾아와 지도교수를 만나고, 졸업 후에는 입사 시험장을 따라오고 심지어 사직서도 대신 내주는 등의 도를 넘는 행동으로 자식 인생에 폭격을 가한다는 뜻이다.

이와 반대 개념의 인공위성 부모(Satellite Parents)도 있다. 인공위성은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는 기체로, 아들딸을 대학에 보내놓고 등록금을 내주는 것 이외에 그다지 간섭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다. 멀리서 지켜보며 자식 스스로 인생을 살게 하는 부모로, 주로 서구의 모범사례로 소개된다.

미국이나 유럽은 우리나라와 달리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무조건 부모로부터 독립해 학비도 스스로 해결한다. 분가가 곧 성인식인 셈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전후해 외국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이들을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single)’이라 이름 짓고 통계를 내왔는데, 최근 1360만명(20세 이상)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부모의 퇴직연금을 축낸다며 ‘키퍼스(Kippers)’라고 부르고, 캐나다는 직장 없이 이리저리 떠돌다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으로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 호주에서는 ‘마마호텔(Mama Hotel)’이라고 한다.

이탈리아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에 집착한다고 해 ‘맘모네(Mommone)’라고 부르는데, 30세 이상 3명 중 1명이 부모에게 얹혀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다 큰 아들을 집에서 내보내려는 부모와 아들 사이의 갈등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 ‘탕기(Tanguy)’의 제목을 그대로 따 부른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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