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컸음에도 처음 도입한 사전투표제(통합선거인명부제도)와 거물급 정치인의 출마가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면서 주목받았던 노원병은 오후 7시 이후 퇴근한 직장인이 몰리면서 1시간 만에 투표율 3.9%포인트가 상승했다.

2000년 재보선 제도가 도입된 이후 대선, 총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를 제외하면 투표율이 40%를 넘은 경우는 2001년 10·25, 2005년 10·26 재보선을 포함해 단 3차례에 불과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은 45.9%를 기록한 2011년 10·26 재보선이다. 서울시장 보선이 포함돼 투표 열기를 고조시켰다. 반면 최저 투표율은 2000년 6·8 재보선으로 21.0%에 그쳤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 선거가 3곳에 불과한 데다 경합지역이 없어 선거 초반 정치권과 선관위의 예상 투표율은 30%대였다. 특히 지난해 대선과 같은 큰 선거 이후 치러지는 재보선은 유권자의 피로도로 인해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19, 20일 이틀간 국회의원 3개 지역 평균 사전투표율은 6.93%(노원병 8.38%, 영도 5.93%, 부여·청양 5.62%)를 기록해 최종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사전투표 가운데 절반 정도는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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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이 실시된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청원고등학교에 마련된 노원병 국회의원 보선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표를 세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한편 이번 재보선에서 사전투표제의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 보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 사전투표일을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으로 규정된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이날 사전투표제 실시기간을 토요일과 일요일로 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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