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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학생 44% “자살까지 생각”

입력 : 2013-04-23 13:44:51 수정 : 2013-04-23 13: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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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폭력예방재단 조사
‘언어폭력’ 27%로 가장 많아
피해학생 절반이 교실서 당해
33% “아무런 도움요청 안해”
학교폭력을 경험한 초·중·고 학생 10명 중 약 절반은 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 학생 10명 중 3명은 일이 커지거나 소용없을 것 같다는 등의 이유로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22일 서울 금천구 예방재단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2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온·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55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12.0%에 달했다. 2011년과 비교해 6.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고통스러웠다’(31.1%), ‘매우 고통스러웠다’(18.2%) 등 고통을 느꼈다는 응답률은 1년 새 33.5%에서 49.3%로 늘었다.

학교폭력 피해로 자살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도 44.7%로 전년보다 13.3%포인트 급증했다. 학교폭력이 양적으로는 줄었지만 체감 고통 수준은 더욱 심각해졌음을 뜻한다.

피해 학생 가운데 70.7%는 복수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학교폭력이 악순환을 부른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폭력 유형으로는 ‘욕설·모욕적인 말’이 27.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폭행 18.0%, 협박·위협 13.9%, 괴롭힘 13.2%, 집단 따돌림 12.5%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장소는 교실이 절반을 차지했고, 사이버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률도 2011년 1.8%에서 지난해 4.7%로 크게 늘었다.

학교폭력을 당하고도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은 33.8%에 달했는데, 이들은 ‘일이 커질 것 같아서’(29.8%) 혹은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5.8%)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교육당국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받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유형을 묻는 질문에 ‘강당에 모여서 교육’이란 응답률이 42.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방송교육’이란 대답도 28.1%에 달했다. 이 같은 교육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률은 27.2%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률(30.3%)을 밑돌았다.

예방재단 이유미 학교폭력SOS지원단장은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학교 등에서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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