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한대 값 폭탄 할인…제값 주고 산 우리는 뭐냐" 수입차 마니아인 김모(38)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벤츠 매장에 들렀다가 ‘폭탄할인’ 제안을 받고 귀가 솔깃해졌다. BMW 3시리즈를 타던 김씨에게 벤츠 영업사원은 “E클래스 전 차종을 1000만원 할인하고 소모품도 평생 무상 공급한다”고 말했다. 벤츠 ‘E220’을 리스하면 10.2% 할인해주는데, 최근 BMW와 실적 경쟁으로 할인폭이 더 커졌다는 소문이 김씨 사례로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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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 벤츠 E클래스 |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수입차 업계의 가격정책이 지나치게 ‘들쭉날쭉’해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 심지어 20%가 넘는 파격할인까지 나오는 탓에 기존 고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재규어 세단 ‘XJ’를 눈여겨보던 최모(39)씨는 1억2000만원대 가격에 망설이다가 지난 연말 큰맘 먹고 매장에 들렀다. 이후 영업사원으로부터 “3500만원 할인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매장을 다시 찾자 “4200만원을 깎아주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최씨는 25일 “가격 자체를 믿을 수 없고 속는 기분이 들어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취재팀이 BMW ‘320d ED’의 3월 견적서를 받아보니 차값(4430만원)의 15%인 680만원이 할인된다. 6260만원인 ‘520d’도 현금으로 사면 650만원, 할부로 하면 800만원이 싸다.
업계의 호평을 받은 폴크스바겐의 7세대 골프가 등장하자, 6세대 골프는 ‘떨이’ 품목이 됐다. 연비가 높고 가격이 저렴해 인기인 1.6ℓ 골프 블루모션(3110만원)은 400만원 가까이 할인해준다. 렉서스의 GS모델 중 가장 비싼 GS350 F-sport(7690만원)는 1000만원 이상 내렸다. 포드 토러스(4400만원)는 600만원가량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7710만원)도 700만원 싸게 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1억원이 넘는 차 중에서는 중형차 한대 값이 흥정 대상이 되는 시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정재영 기자, 이다일 세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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