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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휴가 내고 日외무성 원정 시위한 최현호씨

입력 : 2012-12-31 16:43:08 수정 : 2012-12-31 16: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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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진정한 친구가 되려고 오늘도 일본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앞에 한 한국인 남성이 등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팻말을 든 그는 시위를 위해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일본을 찾은 최현호(29)씨였다. 예상했던 대로 출근길 일본 공무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슬쩍 보더니 무시하고 청사로 들어가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 관련 시민운동을 하는 70대 일본인 노인이 이날 하루 그의 친구가 돼줬다. 1인 시위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그 노인은 “나는 전쟁책임을 진 세대”라며 남은 팻말을 들고 최씨 곁에서 나란히 시위를 벌였다.

 최씨는 31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돕는 길을 찾다가 이 문제를 잘 모르는 일본인들을 설득하려면 1인 시위를 벌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7박8일간 일본에 머물며 1인 시위 외에도 일본의 위안부 관련 박물관 견학 등을 했다.

 그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최근이다. 최씨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접하게 되면서 모두 자비를 들여 방문 계획을 세우고 일본어 팻말 문구를 쓰며 이번 시위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일본 우익들의 테러가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형무소까지 다녀오셨는데’ 하는 생각과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선 할머니의 부음 소식을 듣고 실행에 옮겼다. 최씨의 외조부 역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형무소에 투옥된 전력이 있다. 최씨는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주변에도 거의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1월 새내기 직장인이 된 최씨는 과거사 해결과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나 혐오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에 몹쓸 짓을 한 일본 우익이나 일본의 재해를 기뻐하며 저주하는 몇몇 한국인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며 슬펐다”면서 “자극적인 복수보다는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선순환의 정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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