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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춘 20대여성 엽기살해 여파… 경찰, 112 허위신고 몸살

입력 : 2012-04-18 17:32:25 수정 : 2012-04-18 17: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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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서 울면서 살려달라 전화, 천신만고끝 찾으니 숙박업소서 밀회중
남편에게 납치됐다고 해 찾아보니 횟집서 술마시는 등 지난 주말에만 13건 허위신고

“제발 허위신고 좀 하지 마세요.”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 잔혹 살해 사건 이후 경찰이 112 허위신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4시18분 경기경찰청 112통합신고센터는 긴급전화 한통을 받았다. 충북 충주소방서로부터 “충주대에 다니는 한 남학생이 자신의 여자 친구로부터 울면서 ‘살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신고해와 위치추적을 해보니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에 사는 여자여서 이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중국 동포 오원춘(42)의 엽기살인 사건으로 한바탕 ‘112 신고’ 홍역을 치른 경기청은 곧바로 화성 동부경찰서에 긴급상황을 알린 뒤 형사 비상소집을 내리고 이 여성의 위치 추적에 나섰다. 애초 신고된 오산시 금암동 기지국 반경 2㎞를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다시 ‘여론의 뭇매’가 올까 두려웠던 경찰은 신고된 여성의 통화내역 조사에 나섰고 신고 전날인 14일 오후 7시17분 다른 남성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에 활기를 찾은 경찰은 인원을 더 늘려 통화한 남자 주변 탐문에 나섰고 12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 남성과 밀회를 나누고 나온 신고 여성을 확인했다. 이 여성은 전날인 14일 이 남성 등 3명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 수원역 근처 노래방 등지에서 함께 있다가 이 남성과 함께 숙박업소로 들어갔다. 

이 여성은 이들과 어울리던 새벽, 충북 충주의 남자 친구에게서 울면서 “살려달라”는 전화를 했다. 충주의 남자친구는 경찰서 112에 신고해 경기청 112신고센터까지 연락이 왔다. 이 여성은 경찰조사에서 “심심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 투입된 경찰은 화성동부서장과 형사과 직원, 타격대 외근경찰관, 인접 경찰서 직원까지 무려 625명.

15일 오전 4시15분에는 경기도 의정부 신곡동 신곡 지하차도 부근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중인 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거네… 끌려가고 있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남자친구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형사팀 67명 등 161명의 경찰을 동원, 10시간 만에 이 여성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 여성은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친구 집에서 아무 일 없이 자고 있었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한 중년 남성이 자신의 부인으로부터 “납치, 마지막 통화가 될 것 같다. 아산만 산이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확인해 보니 다른 남성 등 4명과 횟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경기 경찰은 지난 주말에만 13건의 장난 112신고가 들어와 연인원 3000여명의 경찰이 뜬 눈으로 밤을 새며 사람 찾기에 나섰다.

김춘섭 경기청 형사과장은 “이런 허위전화로 주말 경찰은 초주검이 됐다”며 “중국 동포 오원춘의 20대 여성 잔혹 살해 후 장난 전화가 부쩍 심해지고 있지만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경찰서에도 지난 14일 가출한 고등하교 3학년 김모(18)군이 부모님에게 혼날 것을 걱정해 납치 자작극을 연출해 경찰 120여명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친구집에서 놀고난 후 집에 돌아가던 중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에 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로 올라왔다”면서 “부모님이 가출 사실을 알면 혼날까봐 여동생에게 납치된 것처럼 말하고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고 진술했다.

김영석 기자, 박현준 기자

09 1 0 저작자 표시 N 20120422020561 "오원춘, 잠도 잘 자고 세끼 식사도 꼬박…" 20120422133803 20120423101235 20120422135146 검찰이 수원 여성 살인사건 가해자 오원춘(42)의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상털기'에 나선 배경이 주목된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지석배) 전담팀은 대건 심리분석가 8명을 투입해 2번의 심리분석을 진행했지만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분석결과가 도착하지 않았으나 심리검사에서 성격이나 행동상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오씨를 '색마나 색골' '연쇄살인범' 등 기존 범죄자 유형과 다르게 보고 있다. 또 오씨는 통상 살인마들이 구속된 뒤 불면증이나 불안감에 떠는 것과 달리 놀라울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구치소에서 성경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하루 세끼 식사도 꼬박 챙겨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검찰 수사에서도 정확한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의 답변으로 부정해 수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구증에 의한 진술을 통해 오원춘의 범행 동기나 여죄 등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검찰은 그의 과거 행적과 주변인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담팀에 검사 1명을 추가 배치해 오씨가 어떤 인물인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그가 최근까지 사용한 스마트폰에 저장된 38명과 접촉 중이며 그가 머물렀던 곳 인근 주민들을 만나 대인관계와 성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친인척과 중국 가족들도 접촉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27일 기소일 이전까지 대검으로부터 모바일 분석, 음성파일 분석, 심리분석 자료 등을 받아 오씨 진술의 신빙성 등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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