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직후 새 지도부 구성 등 당 조기 정상화 방침을 밝힌 박 위원장은 당분간 정치일정보다 민생을 챙기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박 위원장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전까지 일상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이 약속한 총선공약과 민생정책을 직접 챙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해단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박 위원장이 이날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부담감으로 느끼지 말고 짐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그는 당 일각에서 공약실현의 부담을 호소하자 이렇게 반박하고 “사고방식을 좀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주문했다. “부모가 어려운 형편에서 자식을 기를 때 ‘자식을 굶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잘 키워야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기르는 것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후보 선출부터 시작해 야권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며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조기에 거취를 분명히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안 교수의 정계 입문은) 거의 카운트다운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현재 야권 내부에서는 대선전 추동력의 시발인 대선후보 경선도 안 교수 없이는 흥행이 어렵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야권은 몸이 달았지만 안 원장은 핵심 지지층인 중도 성향과 무당파를 의식해 야권 합류를 최대한 늦출 것 같다”며 “다만 ‘무임승차’ 비판을 감안해 준 정치조직 등의 방식으로 정치권에 발을 담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 유력 대선후보 양자 대결 시 모두 박 위원장(박근혜 45.1% 대 안철수 35.9%, 박근혜 47.7% 대 문재인 31.4%)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은 앞선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안 원장과 43.6% 대 48.1%(1월18일), 44.1% 대 49.6%(지난해 12월28일)로 줄곧 5%포인트 가량 뒤처졌다. 이런 열세를 19대 총선을 계기로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이 대권도전을 선언한 적도 없고 야권 단일후보가 아닌 상태임을 감안하면 박 위원장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