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교육훈련
교육훈련 강화는 첨단무기로 포장해도 정신력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이 강화됐다. 올해부터 ‘불시 해상 기동훈련’, ‘불시 대잠수함전 훈련’ 신설 등 해상 기동훈련을 강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여기에 미 해군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정례 잠수함 훈련도 포함됐다.
또 해군은 장병들이 전투현장에서 조건반사적으로 전투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임무형 훈련 및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문제로 지적된 음탐사 전투기량 향상을 위해서는 전 작전부대 음탐사(수상함, 잠수함, P-3, LYNX)를 대상으로 전투기량 경연대회를 연 2회 실시하고, 음탐부사관 청음 실습교육을 연간 16시간에서 56시간으로 확대하는 등 적 잠수함 식별능력을 키우고 있다.
◆노후장비·야전조직 개선
해군은 대잠수함전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호위함·초계함(FF, PCC)의 노후 음탐장비를 집중 정비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전투함정의‘ 음탐기 탐지센서의 노후부품을 전량 교체했다고 해군 관계자는 말했다. 호위함·초계함에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장착해 어뢰 회피 등 함정 생존성을 보강하는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다.
함대별 계획참모실을 신설하고 작전참모실 편성을 보강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투전대 부(副)전대장 직위를 신설해 유사시 지휘통제능력도 강화했다. 아울러 위기상황시 한·미 해군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위해 해군작전사령부에 미 해군 연락반을 상시 운영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해저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능력은 제한돼 있다. 잠수함은 원거리에서 수상함을 포착할 수 있지만, 수상함은 잠수함이 일정 거리로 근접하지 않고서는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수상함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음탐장비(소나)를 24시간 켜두지 않고 위협 징후가 포착될 때 계기를 작동해서는 잠수함의 기습 공격을 제때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천안함 같은 대잠 초계함이 소나 체계를 가동할 경우 수심 30m 기준의 해양환경을 대입하면 약 2㎞ 전후 거리에서 잠수함과 (반)잠수정, 어뢰를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군 장성 출신 예비역들은 50%를 밑돈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군이 1998년 북한 유고급 잠수정이 속초 앞바다에서 어선 그물에 걸려 잡힌 이후 잠수함 탐지훈련을 했으나 탐지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 북한 잠수함으로 가장한 우리 잠수함이 해저에서 기동 경로를 사전에 수상함에 알려주고 기동했지만 수상함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평균 수심이 500∼1000m에 이르는 동해에서의 잠수함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공격이 가해진다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데다 깊은 수심으로 어뢰 파편 수거가 어렵고 선체를 인양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병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