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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관광지 강화, 금단의 땅 북녘 산하가 손에 잡힐 듯

입력 : 2012-03-15 20:11:49 수정 : 2012-03-15 20: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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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마일 DMZ의 서쪽 시작점 말도… 평화전망대엔 실향민 북적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연미정의 달맞이는 8경 중에 으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55마일에 이르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볼거리 10곳과 먹거리 10개를 선정해 ‘DMZ 10경10미’를 발표했다. 인천광역시의 옹진군(대청도 농여해변, 꽃게)·강화군(평화전망대, 젓국갈비), 경기도의 김포시(문수산성, 장어구이)·파주시(임진각 평화누리, 장단콩)·연천군(열쇠전망대, 민물매운탕), 강원도의 철원군(고석정, 민통선 한우)·화천군(양의대 안동철교, 초계탕)·양구군(펀치볼, 곰취)·인제군(용늪, 황태), 고성군(건봉사, 고성물회) 등이다.

강화군 강화읍 월곶리에 있는 아름다운 정자 ‘연미정’. 정묘호란 때 청국과 강화조약을 맺은 장소로 2㎞ 남짓한 북녘땅이 훤히 바라다보인다.
강화도는 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우도를 일컫는 서해 5도와 함께 남북 분단의 최첨단에 있는 섬이다. 강화본도를 비롯해 교동도·석모도·볼음도·주문도 등 11개의 유인도와 1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강화도는 제주도·거제도·진도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 ‘역사 보물섬’으로도 불리는 강화는 선사시대 유적부터 조선 망국의 시발점이 된 강화도조약 체결 현장까지 숱한 유적과 유물이 존재한다. 이번주엔 155마일 DMZ 서쪽 시작점인 말도, 거물 남파간첩 이선실이 1989년 북으로 복귀할 때 루트로 이용한 교동도, 북한과 1.2㎞밖에 안 되는 강화평화전망대,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모양이 제비꼬리를 닮아다 해서 붙여진 연미정(燕尾亭) 등 북녘땅이 빤히 보이는 강화의 안보관광지를 안내한다.

DMZ가 155마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어디서 어디까지냐고 물으면 다들 갸우뚱한다. 동쪽은 강원도 고성군 바닷가가 분명하지만 서쪽은 어디일까? 백령도부터일까, 강화도 혹은 김포반도 끝인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일까. 결론은 백령도도, 월곶면 조강리도 아닌 강화군 서도면에 위치한 조그마한 섬 말도이다. 백령도부터 말도까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해상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이고, 말도부터 고성의 명호리까지가 DMZ이다.

북녘땅이 1.2㎞밖에 안 되는 지척에 세워진 강화 평화전망대에 실향민과 안보관광객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육안으로도 벌거벗은 북녘 산하가 그대로 들어오고, 망원경으로 보면 북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도 관찰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말도는 서도면 맨 끝에 있는 데다 옛날 이 섬의 관청 보고가 항상 늦어 꾸지람을 많이 들었기에 ‘끝 말(末)’자에 ‘꾸짖을 질(叱)’자를 붙여서 唜島(말도)라 하였다고 한다. 한때는 목장과 봉수가 설치돼 있었고, 임경업 장군의 사당인 남신당 터가 남아 있다. 1950년 어로저지선이 그어지기 전에는 참조기가 대량으로 잡혀 섬 주위가 일대 성시를 이루었다. 우럭·농어·노래미 등이 많아 요즘도 바다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8가구 16명의 민간인이 살고 있었으나 모두 소개됐고, 지금은 해병대 군인들만 주둔하고 있다.

해병대의 사전동의를 구해야 입도가 가능하다. 국방부 의뢰로 DMZ 기록을 위해 말도를 다녀온 사진작가 최병관씨는 “말도에 들어갈 때 배가 몹시 흔들려 카메라 장비를 몽땅 수장시킨 안 좋은 경험이 있다”며 “말도 해협을 통과할 땐 장비관리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언질한다.

교동도에 들어가려면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한다. 최전방지역이라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도 지참해야 하다. 둘레가 20여㎞나 되므로 섬을 일주하고 싶으면 승용차를 배에 싣고 가면 된다. 교동의 중심지인 대륭시장은 떡방앗간, 이발소, 약방, 다방 등이 1950∼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근대문화 관광지구로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고려 충렬왕 때 안향 선생이 공자상을 들여와 봉안한 교동향교와 연산군이 유배돼 병사한 연산군적거지, 조선 인조 때 축성한 교동읍성, 삼군수도통제사지 등이 남아 있다.

북한 땅인 황해도 백천까지는 썰물 때는 걸어서도 건널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척이다. 6·25 때 피란 나온 실향민들이 많이 산다. 강화와 교동을 연결하는 교동대교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한때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던 곳에 세워진 양서면의 강화평화전망대는 경기도 김포의 애기봉전망대와 함께 북녘땅을 가장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안보관광지이다. 북한의 개풍군까지는 2.3㎞에 불과하고, 가장 가까운 곳인 해창리까지는 1.2㎞밖에 안 된다. 송악산과 개성공단이 있는 개성은 20㎞다. 육안으로 북녘땅을 볼 수 있어 수많은 실향민이 고향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되는 지점으로 예전에는 이곳을 통과해 서울과 개성으로 해상물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지금은 금단의 땅이다.

‘연미정’ 돌담 사이로 어렴풋이 북녘땅인 황해도 개풍군이 보인다.
연미정은 7각 돌기둥과 팔작지붕 정자로 고려시대 때 세워졌다. 고려 고종이 구재(사립교육기관)의 학생들을 모아 이곳에서 공부시켰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 인조 때는 청국과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맺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도 역시 벌거벗은 북녘땅이 훤히 바라다보이고, 1997년 가을 홍수로 떠내려온 암소(훗날 ‘평화의 소’로 명명) 한 마리가 머물던 DMZ 내 무인도 ‘유도(留島)’가 코앞이다. 수령 500년이 넘은 늙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지켜주는 연미정은 주변 조망미가 뛰어나고 특히 달맞이 광경이 아름다워 강화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강화=글·사진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여행정보

◆교통=
▲승용차=서울 신촌∼김포∼강화대교(50분), 인천∼김포∼초지대교(40분) ▲시외버스=서울 신촌∼강화(3000번), 신촌∼화도(3100번), 인천∼강화(700번, 70번), 부평∼강화(90번), 일산∼강화(96번)

◆맛집=신아리랑(젓국갈비·032-933-2025), 남문식당(한식·937-9559), 푸른솔가든(한식·933-1555), 민속촌두부마을(한식·933-9521), 풍천민물장어구이(932-9233), 자연마당(한식·937-9777), 서해복집(일식·933-7515), 황토옛집(한식·937-9647)

◆숙박=세인관광호텔(032-937-6826), 강화로얄유스호스텔(427-2000), 서해유스호스텔(932-7602), 강화청소년수련원(937-5959), 마니산청소년수련원(937-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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