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폭력에 멍든 학교' 탈출구는]교육상담 ‘대부’ 문용린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관련이슈 '폭력에 멍든 학교' 탈출구는

입력 : 2012-01-10 23:43:21 수정 : 2012-01-10 23:43: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폭력은 범죄라는 인식 중요
아이들 ‘NO’라고 말할수 있게 사회문화 환경 만들어줘야”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인 학생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그들이 ‘안 돼’라고 말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은 학교와 가정, 사회 등 어른들의 몫입니다.”

문용린(65·사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은 10일 또다시 사회문제로 부각된 학교폭력에 대해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며 “폭력이 깃들지 못하게 하는 문화적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서울대 교수(교육학)와 교육부 장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연구와 정책, 현장을 모두 거친 학교폭력 전문가다.

그는 학교폭력 예방·근절을 위해서는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이 ‘왕따’(집단따돌림) 등의 폭력을 행사·참여하는 것은 어떤 금품이나 이득을 노려서라기보다는 재미와 호기심, 과시욕 때문일 때가 많다는 진단이다. 그는 “아이들은 폭력 자체를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처벌이나 피해학생의 고통 같은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며 “처방 또한 성인범죄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학교폭력은 60년 전부터 줄곧 있었지만 요즘은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자 연령대가 고교생에서 초·중학생으로 낮아진 점을 우려했다. 그는 “고교생은 옥상에서 병아리를 던지지 않지만 초등학생은 재미삼아 던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어릴수록 폭력의 위험성을 모를뿐더러 스스로 절제할 능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의 신고·처벌 강화 목소리에 대해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폭력의 메커니즘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일어나고 반복되는 까닭에 직접 피해를 보지 않은 아이들로서는 또래들의 보복과 따돌림을 감내할 만한 죄의식도, 용기도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는 분명 있지만 처벌만으로는 일종의 학교 일상·문화가 된 폭력이 근절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해법으로 ‘그룹 다이내믹’을 제안했다. 아이들이 가해학생을 향해 ‘안 돼’, ‘그럼 우리도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 사회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학교의 권한과 책임 확대, 학부모들의 가정교육 및 피케팅, 지역사회의 캠페인 등이 폭력 해결의 물꼬가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폭력이 범죄라는 사실을 깨닫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은 해결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글=박영준, 사진=이재문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