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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 쇼핑백에 돈봉투 여러개”

입력 : 2012-01-09 09:42:22 수정 : 2012-01-09 09: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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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의원이 밝힌 당시 상황
全大 2∼3일전 비서가 받아…뒤늦게 확인후 朴측에 반환
한나라당 고승덕(55) 의원이 8일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가 건네진 정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고 의원은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언론과의 통화에서 “2008년 7월 전대 2, 3일 전 검은 뿔테 안경을 쓴 한 젊은 남성이 의원실의 내 여비서에게 노란 서류봉투를 건네며 ‘고 의원에게 직접 전해달라’고 했는데, 여비서가 이를 잊고 있다가 전대 다음날 나에게 전달했다”며 “서류 봉투를 열어보니 흰 편지봉투 3개에 각각 현금 100만원이 들어있었고 이들 다발은 H은행의 이름이 적힌 띠지로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돈 봉투안에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있었다면서 “특히 여비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쇼핑백에 서류 봉투를 넣어왔으며 쇼핑백에는 서류 봉투가 여러개 들어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직적으로 거액의 돈이 살포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 의원은 “전대 다음날인 7월4일 이 사실을 알았고 즉시 보좌관을 여의도 당사 6층 당 대표실로 보내 돈봉투를 되돌려줬다”며 “대표실에 있던 K씨에게 돈봉투를 돌려주며 ‘박희태 대표에게 꼭 보고하고 전달해달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K씨를 ‘17대 국회의원 때 박 의장의 비서’라고 기억했다. 그러나 K씨가 돈봉투 전달을 심부름한 사람과 동일인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희태 국회의장측은 고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박 의장은 (전대)당시 명함을 만들지 않았다”며 “‘박 의장측의 어떤 사람이 와서 돈을 주고 갔다’는 식으로 생사람을 잡아서는 안된다. 명확한 증거를 대야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어떻게 인턴 여비서에게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던지고 갈 수 있는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직후 외부와의 접촉을 끊다시피 했었다. 자신의 입에 한나라당의 운명이 들썩거릴 상황임에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고 의원의 표정은 담담했다. 보좌진이나 법률 대리인도 동행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본의 아니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당사자한테 맡기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 (고 의원) 본인도 자기가 모두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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