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전면에 부상했다는 것만으로 당 전체가 요동친 상황에서 고 의원의 진술로 돈 봉투를 건넨 전직 대표의 실명이 나온다면 한나라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이 `진실 공방'으로 흐르더라도 한나라당으로서는 과거 `차떼기 정당'과 같은 오명을 떠안은 상태다. 주말을 거치며 지역 여론을 수렴한 의원들은 이번사건이 몰고 올 파장을 체감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 의원이 검찰에서 상세하게 모든 것을 얘기할 것으로 믿는다"며 "당 입장에서는 과거의 낡은 정치는 무엇이든 털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의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필요한 모든 사항에 대해 협조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밝혀진 경우에는 사과를 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의 검찰 진술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날 경우 금주 중 `박근혜 비대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비대위의 활동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수습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자신의 저서를 소개하기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돈 봉투 파문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고, 만약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태"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정 전 대표는 "정당 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사당화된 정당 구조를 고치지 않고는 중앙정치의 개혁을 말하는 것은 사상누각"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 초선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파장이 만만치 않다. 이 시대에 정치를 한 또는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죄인이다"며 "쓰나미의 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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