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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범죄 아닌 장난으로 인식 피해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충격”

입력 : 2011-12-30 21:40:46 수정 : 2011-12-30 21: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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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스쿨 대부 박창호씨
처벌강화는 근본대책 못돼…습관화된 폭력문화 없애야
집중치료에만 수개월 걸려
“학교폭력 피해자가 집중치료를 받더라도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최소 1년, 가해자의 경우는 6개월 이상이 걸립니다. 예방이 최선입니다.”

국내에 3곳뿐인 Wee스쿨(학교부적응자 전문치료기관) 중 하나인 충북 청명학생교육원의 ‘산파’ 역할을 한 박창호(51·사진) 교학부장의 말이다. 박 부장교사는 30일 “가해학생뿐만 아니라 피해학생 또한 학교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학생들 사이에서 습관화, 무의식화한 폭력문화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행위임을 일깨우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 문제는 예방이 최선이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아이들이 학교폭력을 ‘범죄’가 아닌 ‘장난’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학 및 퇴교 조치와 같은 처벌 강화는 ‘폭탄 돌리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처럼 스마트폰 등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학생들을 옮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학교폭력 문제가 비단 학생들만이 아니라 학교, 가정, 사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교사·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교육원에서는 부모·교사 교육도 병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내가 그동안 정말 아이를 몰랐구나’라고 가슴을 쥐어뜯는다”며 “단 5분이라도 아이 이야기를 듣고 ‘네가 그랬구나. 미처 몰랐다. 정말 미안하다’고 다독여주기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원 상담·치료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교육원에는 현재 40명이 기숙 생활을 하며 전문 치료와 교육을 받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20명, 피해학생이 10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게임중독이나 성폭력 등의 아픔을 갖고 있다. 치료는 수업을 빠져도 일단 지켜보는 ‘새로미’, 교실 주변을 배회하는 ‘청초미’, 수업에 참여하는 ‘바르미’, 다른 친구를 돕는 ‘도우미’,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적응시켜보는 ‘세움이’, 한 달가량 세움이 단계에서 별 문제가 없으면 학생은 교육원을 떠나 학교로 돌아간다.

박 교사는 “‘세움이’는 지금까지 2∼3명 있지만 다른 학생까지 배려하는 ‘이끄미’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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