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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死後> 北, 김정은 생모엔 침묵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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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2 11:11:18 수정 : 2011-12-22 1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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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무용수 신분·경력은 우상화에 걸림돌 북한 주민들에게 새 영도자로 떠오른 김정은 노동당 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씨는 어떤 존재인가.

김 부위원장이 부친인 김 위원장 급사 직후 새 영도자로 등극했지만 그의 생모인 고영희에 대한 북한 당국의 우상화나 찬양은 좀체 찾아볼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생모이자 김 부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 내정 직후부터 '백두의 여장군'으로 추앙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영도자'에 대한 북한의 우상화 선전에서 생모의 신분·경력은 권력의 정통성과 당위성 강조를 위해 부각해야 할 필수 요소였다.

북한은 1960년대 후반 김일성 주석의 1인 독재체제가 구축되면서 김 주석의 부모와 조부모 및 증조부까지 동원해 '혁명가의 집안'으로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 역시 생모 김정숙의 항일빨치산 활동과 외삼촌 등 외가의 반일 경력을 과대 포장해 주민들에게 선전해 왔다.

하지만 아직 북한 내부에서 김 부위원장의 생모에 대한 우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부위원장 모친의 신분과 경력상 북한 주민에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게 북한 당국의 고민일 것으로 짐작된다.

고영희는 제주도 출신 고경태의 딸로, 1960년대 재일교포의 대규모 북송 때 부모와 함께 북한에 갔다.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던 1970년대 중반부터 김 위원장과 동거에 들어가 2004년 유선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줄곧 김 위원장과 함께 살았다.

이런 신분과 경력을 보면 1980년대 초까지 북한 주민에게 '일본 스파이' 또는 '자본주의 문물에 젖은 불순분자'로 적대시되고 낙인됐던 북송교포의 딸이자 무용수에 불과한 셈이다.

'존경하는 영도자'의 생모 신분치고는 너무 보잘 것 없어 우상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북한에 불어닥친 외화벌이 바람으로 북송 재일교포의 신분이 부의 상징으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신분 상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1999년께 북한 군부가 김 위원장의 재가를 받지 않은 채 김정철 또는 김 부위원장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고영희 우상화에 나섰을 때도 경력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희를 '평양 어머니'로 지칭하고 김 주석에게 충직했던 김정숙처럼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등 국정운영을 보좌한다는 수위의 '위대성' 선전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북한당국의 침묵에도 북한 사회에서는 해외 출장자 등을 통해 고영희의 신분이 이미 소문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들은 21일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에 대해 '청년대장(김정은)은 째포(북송교포 비하 호칭)의 아들' '청년대장의 어머니는 만수대 째포 무용수'로 퍼져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향후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는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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