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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연설문 美로비업체 용역… 청와대는 '관례'·야당은 '외교적 망신'

입력 : 2011-11-07 15:54:00 수정 : 2013-11-16 17: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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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가 철학 가치 훼손…외교적 망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국빈 방미때 미국 의사당 등에서 행한 연설문을 미국 로비업체에 용역을 준 것이라는 세계일보의 보도와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7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문을 미국 전문업체에 의뢰해 작성했다는 논란에 대해 “대통령 연설은 우리 연설비서관과 참모들이 작성한  것”이라며 “귀중한 기회니까 미국 의회에서도 어떤 기대를 갖는지 자문활동으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외국 연설문은 해당 국가의 관심있는 이슈에 대해 해당 한국대사관에서  취합해서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그 중에 미국 업체가 대상기관이었던 것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절차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관행이었다”며 “미국을 방문해서 우리 입장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 때 의견을 받아서 하는 것은 필요한 절차이자 보완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연설문은 최종적으로 청와대가 작성하는데 미 의회 연설이나 의미 있는 행사는 여러 곳에서 초안을 받는다”며 “그중 한 곳이 주미 한국대사관이었고 대사관이 컨설팅을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연설문 작성은 매우 다양한 곳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구한 뒤 수십번 독회를 거쳐 완성하게 된다”면서 “(미 업체 안은) 그중 극히 일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는 김대중, 김영삼 정부 때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에서 했던 연설이 워싱턴에 있는 연설문 전문회사가 작성해준 것이라는 사실과 관련해 “외교적 망신거리”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가의 철학과 가치가 담겨야 할 대통령 연설문을 상대국 ‘로비업체’에 의뢰하고, 국민의 세금(4만6500달러)까지 낭비한 상황을 우리 국민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기립박수를 포함해 모두 45번의 박수를 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해 할지 모르지만 속사정을 알고 난 국민들은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식적으로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이러한 일이 어떠한 결정 과정과 누구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참여정부때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한  양정철 전 비서관도 “독재정권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핑계가 말이 안 된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주권, 체통, 국익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미국 가서 듣기 좋은 얘기만 하고 온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의 연설문 용역은 역대 정부에서도 해온 ‘관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양 전 비서관은 “대통령 연설문은 마지막 상황까지도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 국내에서 대통령 연설문이 미리 나가면 주식이 폭등, 폭락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순방 나가서 발표하는 연설문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상황까지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순방은 경제전쟁·외교전쟁이다. 발표하는 대통령 연설이라는 것은 국익에 근거한 나라의 기본 정신이고 대통령의 철학”이라면서 “(대통령 연설문을 이번에) 영리행위를 기본으로 하는 외국 업체에 맡겼다. 그곳은 합법적으로 등록된 로비단체다.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 수반의 연설문을 거기에 맡겼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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