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태원 살인사건' 또 한 편의 영화가 세상 바꾸나

입력 : 2011-10-11 10:50:06 수정 : 2011-10-11 10:50:0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09년 개봉한 영화로 인해 이태원 살인사건 재수사 결정

지난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미국인 청년 2명이 휘두른 흉기에 대학생 조중필(23)씨가 목과 가슴 등 9군데를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아더 패터슨(당시 18세)과 에드워드 리(당시 18세)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법으로 모두 풀려났다.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패터슨은 흉기 소지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특별 사면됐다. 당시 패터슨은 당국이 사면 후 출국정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해외로 도피했다.

지난 10일 이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패터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사법당국에 붙잡혀 한국 인도 여부를 놓고 재판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으로 출국한 패터슨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지난 2009년 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정부가 사건이 일어난 지 12년이 지나서야 범죄인 인도요청을 하게 된 데에는 당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되면서 거세진 비난여론의 영향이 컸다. 당시 많은 이들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서의 범죄인 재판 및 인도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

장산곶매, 서울영상집단 등에서 활동한 1980년대 영화운동의 맹장 홍기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배우 정진영이 사건을 파헤치는 열혈 변호사로, 한류스타 장근석이 이번에 체포된 범인 패터슨(피어슨 역)으로 분해 눈길을 끌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사실적 묘사와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법적 절차의 맹점들을 고스란히 들춰내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에 2009년 12월15일 법무부는 유력 용의자로 의심됐던 패터슨에 대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재수사 결정 2년 만에 패터슨이 체포돼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재판 특성상 내달은 돼야 패터슨의 한국 이송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법무부는 패터슨이 출국 이후 기소 중지 상태여서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아직 6개월 가량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영화 ‘도가니’가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운 가운데, 또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