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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식힐 냉각수 주입해야 하고…
방사능 오염수는 계속 흘러나오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도쿄전력 직원들이 29일 오전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의 원자로 4호기 중앙제어실 조명을 점등했다. 이에 따라 1∼ 6호기의 중앙제어실 조명이 모두 켜졌다. 어둠 속에서 수작업으로 일하던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원전 현장 분위기는 조명 점등을 반기기에는 너무 긴박하다. 전날 2호기 터빈 건물 밖으로 고농도 방사성물질이 새어나간 것이 확인되면서 방사능 공포지수가 더욱 치솟았다.

전원 복구와 방사능 오염수 배수, 냉각 시스템 점검을 주도하고 있는 도쿄전력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표정에서 불안과 동요의 빛이 역력하다. 이들의 피폭 방사선량과 체력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지만 교대해줄 대체인력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하루 두 끼 식사와 새우잠, 고농도 방사성물질 노출 위험성 등이 알려지면서 일당 40만엔(약 545만원)을 준다고 해도 지원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인원 부족보다 심각한 것은 방사능 오염수 문제다. 원자로의 어느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오염수가 새 나오는지도 파악되지 않은 채 소방차로 원자로에 계속 대량의 담수를 주입하고 있다. 일단 원자로부터 식혀야 한다는 절박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오염수가 대량으로 계속 흘러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로 담수 주입을 멈추면 원자로의 온도가 치솟고, 다시 주입하면 대량의 오염수가 어디에선가 새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NHK방송에 따르면 1호기 원자로(압력용기) 표면 온도는 이날 오전 2시쯤 섭씨 329.3도 올라갔다. 28일 오전 6시 기준 212.8도에서 상승해 압력용기 설계온도인 302도를 넘어선 것이다. 도쿄전력이 원자로에 넣는 물의 양을 분당 113ℓ에서 28일 오후 8시 이후 분당 141ℓ로 늘리자 압력용기 표면온도가 조금씩 내려갔다. 29일 오전 6시에는 323.3도, 오후 1시에는 299.4도를 각각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일 양국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연락조정회의’를 만들었다. 조정회의에는 양국의 정부 고관과 원자력 전문가, 자위대, 미군 외에 도쿄전력과 원전 관련 기업들도 참석한다.

도쿄전력은 또 프랑스전력(EDF)과 핵연료회사인 ‘아레바’ 등에도 지원을 요구했다. 프랑스는 이에 따라 아레바의 전문가 1명과 원자력청(CEA) 핵전문가 1명 등 2명을 파견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국회에 출석해 “지진, 쓰나미와 원전사고는 지난 수십년 이래 최대 위기”라며 “후쿠시마 원전 위기를 맞아 ‘최고 경계태세’로 계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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