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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원심분리기 공개 파문] 美엔 핵·南엔 대화… 北 투트랙 가속

입력 : 2010-11-22 02:35:50 수정 : 2010-11-22 0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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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관계개선 위해 ‘벼랑끝 전술’ 암시
南엔 금강산 재개 회담 촉구 유화제스처
북한이 남한과 미국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며 ‘벼랑끝 전술’로 회귀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가운데 남한에 대해서는 대화 촉구 등 유화제스처를 연이어 보내고 있다. 경색국면을 탈피하고 관계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미국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소형 경수로 건설 사실에 이어 원심분리기 1000여기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두 사안 모두 우라늄농축 능력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심분리기 공개는 고농축우라늄(HEU) 개발이 실험실 단계를 넘어선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점에서 북핵문제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북한이 대미 핵카드 메시지를 외국인을 통해 공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핵시설 관련 공개가 미국 등 외부사회를 향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수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핵문제와 북핵 6자회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현재의 경색국면을 대북지원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는 북한으로서는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벼랑끝 전술’을 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포착되는 ‘이상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의도에 대해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미국, 일본은 물론, 필요하면 중국과도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북한이 어떻게든 협상국면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한에 대해서는 유화 제스처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재차 촉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실명 비난도 사라졌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역도, 패당’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여왔으나 이달 들어 실명이 아닌 간접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북측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성명을 내놓으면서 실명 대신 ‘남조선 집권자’라고 지칭했다.

핵카드와 대화카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한미에 6자회담 재개 등 대북 압박 국면 전환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실명거론 비난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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