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날 정상 출근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17일로 예정된 청문회 리허설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여러 경로를 통해 “자진 사퇴 계획은 없다. 청문회에 가서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는 ‘동물’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천안함 유가족들을 청문회 이전에 만나 사과할 뜻도 내비쳤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유족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론은 조 후보자에게 우호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자진사퇴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 야당 등에 이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망언과 천안함 희생자 유족 비하 발언에 위장전입까지 확인되면서 (조 후보자가) 역대 최악의 경찰청장 후보자임이 드러났다”면서 “조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야 하며, 청와대는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도 이날 다시 성명을 내고 조 내정자의 공개 사과 등을 거듭 촉구했다.
경찰 조직도 술렁이고 있다. 조 후보자가 서울경찰청 산하 5개 기동단 팀장급 간부 464명만을 대상으로 한 내부 강연이 외부에 유출된 탓이다. 동영상은 서울경찰청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동단 자체에서 불참자 교육용 등으로 찍어 일부에만 배포한 것이라 의도적인 유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강연 5달이 지나고, 그것도 조 후보자의 내정이 발표된 시점에 맞춰 유출된 것도 석연치 않다.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내부 세력에 의한 ‘낙마 공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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