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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의 연애공작소]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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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6-10 18:03:38 수정 : 2010-06-10 1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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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내가 한다, 톨비는 네가 내라’ ‘내가 쓴 건 신용카드, 네가 쓴 건 성탄카드’ 등의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남성보장인권위원회 즉 ‘남보원’. ‘여성들이 밥을 사는 그날까지 남자들이여 일어나라’는 그 슬로건처럼 요즘 보면 그 프로그램이 여성들의 데이트 의식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기는 한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만큼이나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31살 직장인 종한씨는 친구의 소개로 29살 소현씨와 데이트를 했다. 소현씨가 마음에 들었던 종한씨. 차를 마시고, 밥도 먹고, 분위기가 좋아 포도주까지 한잔 하고 데이트를 마쳤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데이트 비용 전부를 자기가 부담한 것이었다.

왜 이처럼 남자들은 데이트 비용을 알아서 내는 것일까? ①돈 많은 걸 자랑하려고 ②남자가 여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버니까 ③여자가 굶주려 보여서 ④좋은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서.

친구 중에 별명이 ‘호구대마왕 1호’인 친구가 있다. 데이트를 하면 차 마시고, 밥 먹고, 영화 보는 것은 물론 집에 갈 때는 기사님께 택시비까지 선불로 계산해준다고 우리가 붙여준 별명이다. 그 아래 2호, 3호 이렇게 차례로 호구대마왕들이 있었는데, 내가 바로 3호 대마왕이었다. 

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누가 시켜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적으로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내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일까? 아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물질적 투자’는 남성이 여성에게 다가가는 가장 보편적인 접근 방법이다.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 남자가 더 많은 물질을 소비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적 학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남성의 구애방식’인 것이다.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그 여성의 마음’이기 때문에, 친구들과는 김밥천당에 가더라도 여성과 함께 있을 때는 하루 일당을 모두 털어야 갈 수 있는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하려는 것도 다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남보원’으로 인해 여성들이 알아서 지갑을 여는 것까지는 같은 남자로서 기분 좋은 일이며, 커플 사이에서 그렇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커플도 아닌 솔로인 남성이 첫 데이트에서 여성이 지갑 열기를 기다리거나,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그들의 솔로생활이 더욱더 연장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멋진(?) 남성들은 첫 데이트에서 여성이 계산을 하려고 해도 못 하게 한다. 두 번째 데이트부터는 여자가 차 값을 계산하면. ‘그럼 제가 저녁은 소현씨 좋아하는 걸로 진짜 맛있는 것 살게요!’ 이런 식으로 멘트를 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연애를 하면서 돈을 안 쓰려는 것은 주유 안 하고 차를 운전하고 다니려는 것과 같은 것이랄까?

남성들이여 작은 것을 아끼려다가 큰 것을 놓치지 말고 당당하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라. 그리고 여성들이여 남자들은 여자가 돈을 쓰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는 않지만 첫 만남 때약간의 소비를 하는 여성을 상당히 센스 있는 여성으로 느낀다는 사실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호구대마왕 1호부터 5호까지는 모두 장가를 가서 잘 살고 있다.

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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