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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訪中> 북.중 '찰떡궁합' 과시

입력 : 2010-05-07 18:00:33 수정 : 2010-05-07 1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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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후계 사실상 승인..6자회담 복귀 안 밝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박5일의 중국 방문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내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중국 측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낸 점을 꼽을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내정.외교문제, 국제정세 등과 관련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것을 포함해 5가지 제안을 내놨고 김 위원장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혀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후계구도 문제를 포함한 내정과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북한의 입장, 북핵 6자회담 등의 외교문제에서 북측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핫이슈인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선 북측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에 해명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인지 중국의 저울추가 북한 쪽에 기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6일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각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 "기자가 제기한(각국 언론들이 북한 소행으로 몰고가는) 문제는 언론의 보도이자 추측"이라고 밝힌 것이 그 실례로 꼽힌다.

나아가 중국의 5가지 제안에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포함해 국제와 지역 문제에서의 협력 강화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유력 외교소식통은 "북.중 양국간 이런 긴밀화 추세가 자칫 동북아에서 '북-중 vs 한-미-일' 대결 구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핵 6자회담에서 북.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경우 자칫 참가국간에 편이 갈려 '진전'에 장애를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6자회담 관련 발언에는 그동안의 입장에서 더 진전된 게 없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은 유관 당사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데 그친 것.

이는 북한이 6자회담에 들어오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보다는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의 순위를 높이라는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을 내세워온 만큼 그와 관련해 '해결책'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결국 다른 참가국들이 의장국인 중국의 '중재' 노력에 다시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만든 발언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6자회담과 관련해 북.중 양국 언론에 발표되지 않은 '입장 표명'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시기적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고 북한 배후설이 제기된 상황에서 중국이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무릅쓰고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인 만큼 북한이 뭔가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조치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이미 북미대화→예비회담→본회담의 3단계 수순을 6자회담 관련국에 통보한 만큼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의 발언과 입장 표명을 먼저 미국에 전해 북미 양자접촉을 성사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이 전화로 6자회담 재개 논의를 했으며 미.중 간에는 오는 24∼25일 전략경제대화가 예정돼 이를 계기로 6자회담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5가지 제안에 경제무역협력을 심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신 압록강대교의 건설은 양국 우호협력의 새로운 상징"이라면서 "호혜공영의 원칙에 따라 북한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고 양국간 실무협력의 수준을 제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최근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對) 북한 투자를 권유하는가 하면 북한 관광을 허용하고 동북3성에 북한과의 변경무역시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는 등 북한과의 경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0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지린(吉林)성의 창춘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이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자는 이른바 '창ㆍ지ㆍ투(長吉圖)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경협을 강력하게 권유하고 있고 북한 역시 부근 라진항 사용권을 중국 기업에 이미 준 상태여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경협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 양국 언론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제원조는 거론되지 않았으나 중국은 양국간 우호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지원한다는 의지를 표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3남 정은으로의 후계구도에 대한 북.중 정상 차원에서 일정 정도의 '교감'이 이뤄진 것도 무형의 소득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손수 맺어 키워낸 전통적 우의 관계는 시대의 풍파와 시련을 겪었지만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앞으로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했고 후 주석은 "양국 우호관계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발전시키고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양국이 가진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선문답' 형식이기는 하지만 세대교체에 대한 암시와 이에 대한 지지 표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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