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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제2연평해전 때처럼… 불신 자초한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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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10 00:36:36 수정 : 2010-04-10 00: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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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사건이 빚어진 뒤 군 당국은 ‘있는 그대로’ 발표하는데 언론은 왜 끊임없이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개중에는 언론의 무분별한 추정보도 탓에 국민들에게 군을 향한 불신만 부추기고 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물론 속보경쟁에 따른 일부 언론의 오보와 추정보도는 있었다.

박병진 사회부 기자
하지만 초기 상황 발생 시간이 계속 번복되고, 열영상관측장비(TOD) 촬영을 둘러싼 잡음과 군 수뇌부의 처신과 관련한 문제 등에서 군이 보인 행태는 옹색했다. 과연 우리 군이 기본적인 위기대응 능력을 갖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이 터지기 직전인 6월13일과 27일 대북 통신감청을 총괄하는 국군 모 부대장 한철용 장군(예비역 소장)은 ‘북한이 우리 해군 함정을 표적으로 삼아 ‘발포’라는 도발용어를 세 차례나 사용했다’는 특별첩보 보고서를 국방부와 합참 정보본부에 보냈다. 하지만 군수뇌부는 이 첩보보고를 묵살했다. 북방한계선(NLL)을 수차례 넘나든 북 경비정의 의도적 침범도 해군 등 예하부대에 ‘단순 침범’이라고 전파했다.

참다 못한 한 장군은 2002년 10월 국방부 국정감사장에 출석, 특별첩보가 담긴 ‘블랙 북’(대북첩보 보고서)을 흔들며 “군수뇌부가 북한 도발징후를 묵살하고 단순침범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이에 국방부는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한 장군을 보직해임, 강제 전역시켰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불신은 이러한 군의 행태가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군이 이 점을 깨닫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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