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국민 50명 중 1명꼴 개명신청

흉악범과 이름 같아서… 놀림 당하기 싫어서…
대법 “원칙적 허가”… 73만명 이름 바꿔

지난 10년간 국민 50명 중 한 명 꼴로 이름을 바꾸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84만4615명이 개명신청을 냈고, 이 중 73만277명이 이름을 바꿔 허가율이 86.4%에 달했다. 2000년 3만3210건에 그쳤던 개명신청은 지난해 17만4901건으로 급증, 10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2005년 11월 대법원이 ‘원칙적 허가’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당시 대법원은 “개명신청자에게 범죄를 숨기거나 법적 제재를 피하려는 의도가 없다면 개인 의사를 존중해 원칙적으로 허가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2006년엔 개명신청 건수가 처음으로 10만건을 돌파했고, 매년 2만∼3만건씩 증가했다. 특히 지난 1∼2월에만 3만2800여명이 개명을 신청해 올해 신청자가 20만명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개명신청에 대한 법원의 허가율도 2005년까지 80% 안팎이었으나 2006년 90%를 넘었고 지난해엔 93%를 기록했다.

개명신청 사유는 놀림을 당하거나 성별 분간이 힘들다, 성명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등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2006년 이후 신청자 중엔 “한글 이름을 한자로 함께 쓸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밝힌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최근엔 연쇄살인범 강호순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흉악범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개명신청을 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런 경우 대체로 받아들여졌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개명은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본인 및 부모 등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을 첨부해 신청하면 되는데, 의사능력이 있는 미성년자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은 2∼3개월 안에 신청자에게 범죄 및 신용불량 상태 등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지 등을 따져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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