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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 ‘2009 통신산업’ 功과 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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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23 20:02:56 수정 : 2009-12-23 20: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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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산업간 교차 진출

무선인터넷 이용기반 확대를
동양사상에서 아홉수는 완성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홉수가 들어간 해는 지난 10년 동안 성장과정을 완료하고 새로운 질적 변화가 발생하는 해로서 변화와 시련이 많은 해라고 한다. 2009년은 21세기에 들어서서 처음 맞이한 아홉수 해로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변화가 많았고, 국내 통신산업에서도 이례적으로 큰 변화가 자주 발생한 해라고 할 수 있다.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2009년 발생한 통신산업의 주요 사건 세 가지를 발생 순서에 따라서 뽑아 보면 첫째, 인터넷TV(IPTV)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미디어 관련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통신과 방송산업 간 융합이 진전될 기반이 갖추어진 것을 들 수 있다.

실시간 방송 IPTV 가입자 수가 지난 10월에 100만명을 넘어서고, 제한적이지만 신문·방송 산업 간 교차 진출이 가능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통신산업 내에서 기업 간 수직적·수평적 결합이 발생하면서 기업합병이 촉진된 것이다. SK텔레콤이 단말기 생산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나 KT와 KTF, 그리고 LG그룹 산하 통신기업 결합이 좋은 예이다. 유무선 통신기업 간의 결합은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유무선 통합이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 유무선 통합으로 통신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이동전화 서비스를 결합해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들은 더욱 좋은 조건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셋째, 애플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들 수 있다. 아이폰의 성공적 국내 출시는 국산제품이 지배해 왔던 국내시장에 해외 유명제품이 진출했다는 상징성을 넘어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우선, 아이폰의 진출로 인해 안정된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형성돼 온 과점체제의 국내 이동전화 및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경쟁이 촉발됐고, 그 결과 소비자는 단말기 보조금을 보다 많이 받고 좀 더 다양해진 이동전화 단말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또 우리나라의 척박한 무선랜 인프라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집 밖의 지역에서 폭넓게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KT 하나뿐이고, 그나마도 KT의 서비스에 가입한 가입자만이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 서비스이다. 전화 통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손안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아이폰 같은 스마트 폰에서 무선랜은 핵심기능의 하나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개방형 무선랜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 사회가 유선에서 무선 인터넷 중심으로 이전해 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외에 애플의 소프트웨어 온라인 매장인 앱스토어(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가 거래되는 온라인 시장)를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이의 창업 의욕도 제고되는 것 같다. 국내에도 앱스토어가 있으나 국내 시장에 국한됐지만, 애플의 앱스토어는 전 세계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판매시장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활성화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사건의 효과를 종합해 보면 지난 한 해가 국내 통신사업자에게는 시련과 도전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는 통신요금이 인하되고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후생이 많이 향상된 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2, 3년 사이에 무선인터넷 이용 기반을 대폭 확충하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세계 속에서 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이 명확해졌다. 모쪼록 새해에는 무선인터넷 이용 기반이 크게 확충되고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개방형 무선인터넷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소망해 본다.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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