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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의 미래는 R&D에 있다] (1)농업과학기술 어디까지 왔나

관련이슈 농식품의 미래는 R&D에 있다

입력 : 2009-11-09 23:58:56 수정 : 2009-11-09 23: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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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이어트쌀서 장기이식용 무균돼지까지
농업은 첨단과학이 집약돼 있는 산업이다. 먹을거리를 생산만 하던 시대는 흘러간 지 오래다. 더 많이, 더 맛있게, 더 안전하게 생산하는 것은 기본이다. 화석연료를 바이오에너지가 대체하고, 빌딩형 작물생산 공장시스템이 개발돼 도심에서도 식물을 길러낸다. 누에고치로 인공 고막과 뼈를 만들고, 사람에게 장기를 공급하기 위한 맞춤형 동물도 생산된다. 농림수산식품 과학의 세계를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우리 농업에 과학기술이 접목돼 거둔 가장 큰 성과는 ‘통일벼’다. 통일벼는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1965년부터 연구가 시작돼 7년 만인 1972년 개발에 성공, 농가에 보급됐다.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의 개발로 쌀의 대량증산이 이뤄지면서 1965년 350만t에 불과하던 쌀 생산량은 1977년 600만t까지 늘었다.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오랜 식량부족현상에서 벗어나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게 됐고, 쌀을 수출하는 여유도 생겼다.

통일벼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최근 공동으로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반세기의 10대 성과사례’에서도 첫 번째 성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이른바 ‘백색혁명’이 일어났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계절에 관계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언제든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농가들은 비수기에도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선한 채소가 일년 내내 식탁에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서 비닐하우스 원예는 급속한 발전을 이뤄 1970년 736ha에 불과하던 것이 1980년에는 7322ha로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후 정부가 비닐하우스 원예농업을 소득작목, 전략작목으로 육성키로 하면서 비닐하우스의 자동화와 규격화 등이 추진됐고, 1990년대 후반에는 유리온실 등 첨단재배기술이 정착돼 엽채류뿐 아니라 토마토, 고추, 가지 등의 과채류와 장미, 튤립 등 화훼류까지 대량 재배됐다.

1990년대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우리 농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 폐쇄적이던 시장을 개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고, 농업도 예외일 수 없었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농산물 수입이 대거 자유화됐다. 관세 부과로 외국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자연스럽게 규모화가 추진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농민은 퇴출당하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정부는 농특세를 신설해 마련한 자금으로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서는 녹색기술 및 바이오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농업도 친환경기술 개발과 부가가치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지열이나 바이오에너지가 활용되고, 농약 대신 천적을 활용한 해충 방제가 개발됐다. 밤에 전등을 켜 개화를 억제하고 수량을 늘리는 ‘전조 재배’ 때 백열등 대신 LED(발광다이오드) 사용으로 전기사용은 50∼80% 절감하고 생장은 20%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주식인 쌀도 다수확보다 맛있고 건강에 좋은 품종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혈압강하 성분 등이 들어 있거나, 포만감은 주지만 체내 흡수가 잘 안 돼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쌀 등이 개발됐다. 계란에 생리활성물질을 분비하는 닭이 생산됐고,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미니돼지 개발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농업의 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 대비 68.9%다. 식량생산기술은 최상위권이고, 농업생명공학도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농축산물 고품질 안정생산, 농업기계화·자동화기술, 친환경농업 및 안전농축산물 생산기술, 농업생물자원 다양성 확보 및 이용기술은 세계 20∼30위권 수준이다.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은 “최근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식량문제 해결에 가장 성공한 모델로 한국을 언급할 정도로 우리 농업과학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많은 국가들로부터 기술협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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