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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 선 아이들] 자살 사이트 느는데 단속은 사후약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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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01 23:03:59 수정 : 2009-11-01 2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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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하더라도 범죄 연관성 찾기 어려워 청소년들이 자살 정보를 얻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에 대한 대처가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환경에 대한 규제가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올 들어 8월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자살 관련 내용 게시물 1647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삭제 요청을 했다. 카페나 블로그는 폐쇄하고 운영자가 청소년일 경우에는 부모에게 사실을 알렸다. 자살 클럽을 개설하거나 약을 판매한 혐의가 있는 55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4명이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됐고 1건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나머지는 내사 종결 결정이 내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사이트를 적발하더라도 범죄와의 관련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인터넷을 통한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나서야 단속을 강화하는 등 ‘사후약방문’식 단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자살 관련 사이트를 찾아내더라도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해당 포털에 요청만 할 수 있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자살과 관련된 정보나 사이트는 발견 즉시 삭제 또는 폐쇄하고 포털과의 협의를 통해 자살 관련 금칙어를 확대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자살에 대한 정보는 예방책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삭제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검색어를 조금만 변형시키거나 비슷한 단어를 검색해보면 자살에 대한 정보는 넘쳐난다. 여기에 1대1 대화가 가능한 메신저나 웹에 직접 접속하지 않더라도 휴대전화 같은 휴대기기 등을 통해 글을 올리거나 받아볼 수 있는 트위터 등이 등장함에 따라 자살 정보를 얻는 것은 더 손쉬워졌다. 인터넷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누구에게나 쉽게 불법 유해 사이트 개설을 가능하게 했고, 신기술 발달의 순환주기도 매우 짧아져 규제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 국내 서버를 이용하지 않는 검색 사이트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자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는 상시 접근이 가능해 규제가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창민 한국자살예방협회 과장은 “자살 사이트는 꾸준히 감시를 한다 해도 개인적으로 주고받는 쪽지나 다양한 통신 방법에 대해서는 별 도리가 없다”며 “그렇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자살 정보 획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등 대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팀장)·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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